[법률칼럼] “가게를 팔고 옆건물에 같은 가게를 다시 차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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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겸 변호사/법무법인 시선 대표

얼마전 한 음식점 주인이 가게를 팔고 바로 근처 지역에 동일한 메뉴를 취급하는 가게를 새로열었다가 법적 소송을 당한 일이 있었다. 법원은 구매자의 손을 들어줬고 그 식당 주인은 가게를 강제로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 법적인 잘잘못을 떠나 이러한 비양심적인 행위는 상도덕에 어긋나는 것이 분명하다. 정당한 권리금을 주고 매입한 가게에 이러한 뜻하지 않은 경제적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비지니스 매매 계약서에 반드시 확인해야할 조항이 하나 있다.

경업 금지 조항 (Non-Compete Clause)라 불리는 이 조항은 일리노이주 주법에 근거하여 판매자가 비지니스를 매각한 이후 동일한 혹은 비슷한 업종의 비지니스를 특정 지역 내에 그리고 특정 기간내에 다시 시작할 수 없음을 명시하는 조항이다. 쉽게 말해, 판매자는 본인의 비지니스를 구매한 구매자와 경쟁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위의 예시처럼, 음식점을 팔고나서 바로 옆건물에 동일한 메뉴의 음식점을 차린다면, 이는 구매자 입장에서 심각한 경제적 손해를 입을 수 있기때문이다. 이는 법률을 떠나 일반적인 상식일 수 있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이러한 상황이 실제로 발생하기도 한다.

경업 금지 조항이 매매 계약서에 포함되었다고 해서 이 조항이 언제나 법적인 효력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일리노이 주법원은 만약 경업 금지 조항이 ‘비합리적’일 경우에는 그 법적 효력을 인정안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경업 금지가 합리적인지 비합리적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대표적으로 지역과 기간으로 나눌 수 있다. 즉, 경업을 금지하는 거리 혹은 지역을 합리적으로 제한해야 하고, 금지 기간역시 합리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경업 금지 조항에서의 지역 설정은 통상적으로 3마일, 5마일, 10마일 등의 거리로 계산하거나 도시, 카운티 등의 지역으로 나누기도 한다. 법적으로 “합리적인” 거리라는 것은 별도로 정해져있지않기 때문에, 각각 비지니스의 종류나 성격에 따라 그 비지니스와 거래하는 고객의 지역적 범위를 기준으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기존 고객을 절대 뺏지 않겠다는 서약을 매매 계약서에 포함시킴으로써 경업 금지 조항을 대신하려는 경우가 있지만, 개개인 고객의 선택을 인위적으로 막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경업 금지 조항은 삽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거리 설정과 더불어 경업 금지의 기간또한 합리적이어야 한다. 가령 판매자가 평생 동종업을 근처에 오픈할 수 없다고 지정하는 것은 법적으로 볼 때 비합리적임을 알아야 한다. 합리적인 기간역시 법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에, 각각의 비지니스 업종과 성격에 따라 다양할 수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5년을 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경업 금지 조항을 작성할 때 구매자는 판매자의 향후 계획에 관하여 어느정도 주위를 기울여야한다. 비지니스 매매 이후 판매자가 완전한 은퇴를 하는지, 타주로 이사를 가는지, 혹은 비즈니스 일부분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인지에 따라 경업 금지 조항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특정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경업 금지 조항은 매매 계약서의 필수 사항이며, 구매자의 향후 비지니스 플랜에 불필요한 경제적 타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최대한 구체적으로 기술되는 것이 유리하다. 판매자의 입장에서도 본인이 힘들게 일구어낸 사업을 새로운 구매자가 계속 유지하거나 확장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일 것이기 때문에 경업 금지 조항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