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칼럼] “집이 압류된 이후 이사비용 받아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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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겸 변호사/법무법인 시선 대표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았던 한 지인께서 얼마전 안타깝게 집을 압류당했다. 압류만큼은 피하고자 오랜기간 여러 방안을 모색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집을 빼앗기게 된 그는 융자회사에서 제안한 이사비용조차 받지 않고 그 집을 떠났다. 원래 이사가려던 날보다 며칠만 더 일찍 남은 가구 및 개인물품을 챙겨서 집을 비워줬더라면 $4,000에 해당하는 이사비용을 융자회사로부터 받았을텐데, 집을 잃은 아픔에 비하면 그에게 그 돈은 큰 의미가 없다고 했다. 충분히 공감이 되는 대목이다. 압류라는 최악의 상황에 놓인 사람은 이사비용을 제공하는 융자회사의 관대함(?)이 큰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압류된 집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한, 이사비용을 최대한 많이 받아냄으로써 그나마 경제적 손실을 줄이는 것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Cash For Keys’라고 불리는 이 이사비용은 융자회사에서 압류한 집을 원하는 시기에 처분하기 위해 집주인에게 제공하는 마지막 비공식 협상 카드다. 압류 소송의 성격 상, 집주인들이 압류 이후에도 강제퇴거를 당할 때까지 집을 떠나지 않거나, 설령 떠난다 하더라도 오래된 가구 혹은 가전제품 및 쓸모없는 물품들을 그대로 두고 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압류 소송이 끝나면 해당 주택은 융자 회사 혹은 새로운 제 3자에게 양도되기 때문에 이전 집주인은 그 집에 거주할 합법적인 권리가 더이상 없다. 따라서, 융자회사 혹은 새 집주인은 최대한 빨리 압류한 집을 부동산 시장에 내놓거나 직접 입주 준비를 하기 마련이다. 이 경우 이전 집주인이 집에 계속 머물거나 가구 등을 집에 방치해 둔다면 강제퇴거 절차를 밟는 수밖에 없고 당연히 그에 따른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이를 막고자 사전에 적정 금액의 이사비용 (Cash For Keys)을 제안하는 것이다.

‘Cash For Keys’는 법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융자회사나 새 집주인 입장에서 굳이 이사비용을 제안할 필요는 없다. 다만, 현실적으로 강제퇴거 절차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압류 소송 경우 자발적으로 ‘Cash For Keys’가 행해지고 있다.

이사비용 제안은 통상적으로 압류 소송이 끝난 시점에서 융자회사 혹은 새 집주인의 부동산 에이젼트를 통해 편지 형식으로 전달된다. 액수는 몇백불에서 몇천불까지, 각각의 경우에 따라 합리적이라 판단하는 금액을 제시하기 마련이며, 때로는 이전 집주인에게 금액을 먼저 제안하도록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압류가 끝났는데 융자회사 측에서 이사비용에 대한 제안이 없다면 집주인이 먼저 요구할 수 있다. 융자회사가 선정한 부동산 에이젼트에게 연락하는 것이 통상적이며, 만약 에이젼트 정보를 모른다면 융자회사에 직접 요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사비용 액수는 대체적으로 이사 날짜에 따라 달라진다. 당연한 말이지만, 더 빨리 집을 비워줄수록 더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다. 이 과정또한 엄연한 협상이며 따라서 최종 합의된 사항은 반드시 서면으로 작성하고 양측의 싸인을 받아야 한다.

협상이 끝나고 금액과 이사날짜가 정해지면, 집주인은 정해진 기한 내에 집을 비워야 한다. 이사 날짜 이후 인스펙션이 행해지기 때문에, 집안에 있는 모든 개인 가구와 물건, 그리고 쓰레기 등도 함께 치워야 차질없이 약속된 금액을 받을 수 있다. 만약 피치못할 사정으로 이사가 미뤄지거나 물건들을 치우지 못한다면, 반드시 융자회사 측과 사전에 이에 대한 재협상을 시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