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국적 피해 2세 여성들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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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소원 각하 당했던
이민지씨 피해자 규합

국회 법개정 운동 계획

한국 헌법재판소가 국적 자동상실제도 폐지로 미국 공군 입대를 포기해야 했던 선천적 복수국적 한인 2세 여성이 제기한 헌법소원을 ‘시간 경과’라는 절차적 이유로 각하한 가운데 미주 한인사회에서 이같은 사례들을 모아 추가 헌법소원을 제기하려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이번에 헌법소원이 기각된 한인 2세 엘리아나 민지 이(24)씨를 대리하고 있는 전종준 변호사는 추가 헌법소원 제기를 위해 선천적 복수국적 제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한인 여성들의 사례를 모으고 있다며 해당자들의 제보를 부탁했다.

이씨는 미 공군 입대 과정에서 신원조회를 할 때 복수국적자가 아니라고 표시했다. 그러나 얼마 뒤 한국 국적법에 의해 여성도 복수국적자가 됨을 알게 되어 거짓 진술이 되어 버렸다. 부모가 이혼해 아버지의 행방을 알 수 없었던 이씨는 한국 국적을 이탈하려고 했지만 아버지 서명을 받을 수 없어 국적이탈이 불가능했고 결국 공군 입대를 포기했다.

영주권자 아버지와 시민권자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씨는 한국에서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복수국적이 됐고, 개정 국적법에 따라 국적 이탈이 어렵게 되면서 미 공군 입대가 좌절됐다고 주장하며 지난달 선천적 복수국적 여성의 불이익에 대한 6차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현행 한국 국적법 조항 탓에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자신의 미 공군 입대가 부당하게 좌절되어 헌법상 보장된 국적이탈의 자유, 양심의 자유,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받았다는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이씨가 제기한 헌법소원은 한국의 헌법재판소가 ‘기본권 침해를 알게 된 날로부터 90일이 경과됐다’는 이유로 지난 13일 각하됐다. 이씨의 헌법소원 청구 대리인인 전종준 변호사는 “선천적 복수국적자 여성의 공직진출을 막는 국적법의 불합리성과 침해의 현재성을 외면하고 법적 심사를 포기한 헌재의 각하 결정은 직무유기”라고 반발했다. 전 변호사는 이어 “여성이 문제가 된 이유는 2010년 국적법 개정으로 해외 태생 여성이 한국 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22세가 지나면 국적이 자동 상실되던 ‘국적 자동상실제도’가 폐지되어 병역의무가 없는 선천적 복수국적 여성에게도 ‘국적이탈의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종준 변호사와 함께 이번 소원에 참여한 워싱턴로펌의 임국희 변호사는 “이씨의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 올해 1월6일은 코로나 백신접종이 시작되기 전 전 세계 대다수 국가의 락다운으로 사회활동이 사실상 멈춘 상황이었다. 한인 2세의 공직진출을 위한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심판의 경우 청구기간이 경과했다하더라도 정당한 사유를 고려하여 이번 헌법소원에 대해 본안 심사를 허용했어야 옳다”고 비판했다.

과거 헌재는 헌법소원이 청구기간을 지난 경우라 하더라도 동종의 기본권침해가 반복될 위험이 있거나 헌법질서의 유지·수호를 위해 헌법적 해명이 중대한 의미가 있으면 예외적으로 본안 심사를 했다는 것이다.

전종준 변호사는 “헌법재판소가 엄격하게 청구기간이 지났다는 절차상의 이유만으로 본안 판단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청구기간에 해당되는 피해 사례 및 정당한 사유가 있는 새로운 피해자를 통해 또 다시 헌법소원을 제기, 국회에서 개정법이 나오도록 이끌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변호사에 따르면 추가 헌법소원에 필요한 사례는 아버지가 영주권자였을 경우 1988년 5월5일 이후 출생 여성, 또는 부모 중 한쪽만 영주권자였으면 1998년 6월14일 이후 출생 여성으로, 최근 90일 이내에 복수국적으로 인해 공직이나 정계진출 등에 불이익을 당한 경우, 또는 부모 중 쪽이 사망, 이혼, 또는 다문화 가족으로 한국 국적이탈이 불가능한 여성(만 18세 미만의 남성도 포함) 등이다.<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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