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하고 명예회복해주면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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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 시카고서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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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열린‘평화를 위한 외침’ 행사에서 김복동 할머니가 위안부 참상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위안부 피해 생존자 김복동 할머니와 한국의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가 시카고를 방문해 위안부 참상을 증언하고 일본정부의 사죄를 촉구했다.

시카고한인회(회장 서정일)와 여성핫라인(사무국장 지영주)이 공동으로 마련한 시카고 동포들과의 ‘평화를 위한 외침’ 행사가 지난 5일 윌링타운내 한인문화회관에서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행사는 국민의례, 환영사(서정일 회장), 행사목적과 의미 소개, 위안부 영상 ‘Her Story’ 상영, 김복동 할머니 증언, 정대협 윤미향 대표 연설, 질의응답 시간 등의 순서로 진행됐으며 동시통역이 제공됐다.

이날 김복동 할머니(90)는 “내가 만 14살부터 22살이 될 때까지 8년간 끔찍한 고통 속에 살아야했다. 당시 나이에 상관없이 힘없고 돈없는 여성들은 모두 일본군에 의해 끌려갔다. 배를 타고 대만을 거쳐 광동에 도착했더니 군의관이 몸을 수색하고 합판으로 만들어 놓은 침대, 베개, 담요하나 깔린 방에서 일본군을 상대했다. 말로 이룰 수 없는 치욕과 고통 속에 함께 끌려간 이들은 죽지도 살지도 못한 채 울기만 했다”고 참혹한 당시 상황을 생생히 증언했다. 김 할머니는 “군위안부 운영을 민간인이 했다는 일본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또한 과거 천왕이 이같은 일을 벌였을 지라도 현재 아베 정권이 지난 과거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야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돈이나 어떤 물질적인 보상이 아니다. 진정으로 사죄하고 명예를 회복시켜 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떻게 하면 한을 풀 수 있겠냐는 질문에 김 할머니는 “내가 죽기전에 아베총리가 사죄하는 것을 보고싶다.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했다. 이미 지난 과거를 어쩔 수 없지 않냐. 앞으로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우리와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된다. 일본정부가 조속히 과거를 인정하고 우리의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위안부 사건의 끝을 맺는다면 용서하겠다”고 답했다.

윤미향 대표는 “1947년 미군이 작성한 조선인 강제동원 명부에는 위안부도 포함돼 있다. 이는 일본이 국가차원에서 기획해 조직적으로 위안부를 동원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증명한다. 일본이 가해를 찬양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문화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역사를 바로잡고 할머니들의 한을 풀어줘야 한다. 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우리는 아직 해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복동 할머니와 윤미향 대표는 지난 6월 25일부터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미국감리교총회, 워싱턴 D.C. 엠네스티, 조지 워싱턴대 등에서 위안부의 참상을 증언하는 강연을 펼쳤으며 지난 3일 시카고를 방문했다. 4일에는 한인교육문화마당집 주최 팔레스타인 라스미아 오데 해방 여성운동가와 회동했고 이날 동포들과의 만남을 끝으로 지난 6일 귀국했다. 이번 방미일정에 당초 시카고 방문계획은 없었으나 김 할머니가 시카고 한인회에서 위안부 소녀상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일정을 조율해 방문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 루시 백 위원장은 “김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 소녀상 건립을 위해 내가 노력한 것은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할머니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현우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