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자녀 재정지원, 언제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412
[삽화: Thomas Pullin/뉴욕타임스]

■ 부모들, 균형 있는 도움 놓고 딜레마
긴급 상황 발생 시는 무조건 도와줘야
동기부여 없앨 정도로 주는 것은 금물
다자녀일 경우에는 공평성 염두에 둬야

돈을 둘러싼 갈등 끝에 아버지를 총으로 쏴 죽인 토머스 길버트에게 지난 9월 30년 형이 선고되면서 성인 자녀들에게 돈을 주는 것을 고려했던 수많은 부모들에게 섬뜩한 경고를 던져주었던 4년간의 케이스가 막을 내렸다.

맨해튼 헤지펀드 매니저의 아들이었던 길버트는 엘리트 버클리 남자학교와 매사추세츠의 디어필드 아카데미, 그리고 프린스턴대를 다닌 금수저 인생이었다. 하지만 졸업 후 일자리를 얻는데 애를 먹었다. 그의 부모들은 매달 아들에게 용돈을 주었으며 맨해튼 첼시 지역의 월 2,400달러짜리 아파트 렌트비도 내줬다. 그러다 아버지가 용돈을 끊자 그는 아버지를 찾아가 근거리에서 머리에 총을 쐈다.

위더 L.L.P.의 개인 고객 담당자인 크리스티나 발츠는 “당신은 자녀를 돕길 원하지만 자녀가 계속 의존하기만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이건 정말 딜레마”라고 말했다. 길버트 케이스가 극단적이긴 하지만 부모들의 통상적인 딜레마를 말해준다. 자녀들이 돈을 요구할 때 언제 얼마나 줘야 할지 말이다. 특히 자녀들이 신체 건강하고 좋은 교육을 받았을 경우라면? 그리고 재정적 도움을 얼마나 계속해야 하는지? 또 재정적 지원이 선물인지 융자인지 아니면 유산을 앞당겨 주는 것인지 등등 많은 고민이 뒤따른다.

법률 전문가들과 상속계획 전문가들은 돈의 필요성과, 그것이 아이의 생활과 직업능력, 그리고 세상에서의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세심히 살펴볼 것을 권고한다. 발츠는 “돈은 사랑과 통제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가장 어려운 일은 아이들이 도전을 헤치고 나가기에 충분한 지원을 하면서도 그것이 일하고 성공해야겠다는 동기를 죽이지는 않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긴급수술, 의료비, 실직, 그리고 주택 차압, 이혼 비용 등으로 긴급한 돈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생각할 것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는 형편이 되는 한 도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재정문제 전문가인 코벨 앨퍼트는 “당신은 자녀들을 일시적으로 구해주는 것이다. 그들의 응석을 받아주거나 당신 봉급 목록에 이름을 올리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부모들은 약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유언장 및 상속전문 변호사인 레스 코처는 말한다. 코처는 지질학을 전공했지만 직업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외동아들을 둔 어느 노부부의 스토리를 들려줬다. 수백마일 떨어진 조그만 광산마을에서 일자리를 얻은 후에도 이 아들은 부모에게 끊임없이 돈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주택비용, 자기와 아내의 의료비, 그리고 자신의 장애아들에 들어가는 비용 등이 명목이었다.

수년 후 노인 부부는 아들 집을 처음으로 찾았다, 서프라이즈 방문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아들의 호사스러운 생활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집은 고급스러웠으며 드라이브웨이에는 번쩍이는 새차들이 세워져 있었다. 입주 보모가 있었고 아들 부부는 10일 간의 크루즈를 떠나 푸에르토리코에 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아이는 장애가 아니었다. 속았다고 생각한 부부는 즉시 아들의 이름을 유언장에서 지워버렸다.

전문가들은 교육과 같은 부분은 자녀들에게 돈을 주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본다. 대학 학비를 대주는 것은 고용 등 자녀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코처는 말했다. 하지만 집에 오래 머물면서 결혼은 늦추거나 아예 하지 않고 렌트와 식품, 자동차 보험료 등은 아예 내지도 않는 젊은이들, 특히 밀레니얼들은 어떻게 다뤄야 할까. 발츠는 “이것은 의존성을 만들어준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한 없이 공짜로 지내도록 해서는 안 되며 용돈을 줄 때도 조건을 달아야 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돈과 관련해 나쁜 결정을 내리는 부모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쌓아놓기형’(hoarder)이고 다른 하나는 ‘현금인출기형’(cash cow)이다. 쌓아놓기형 부모들은 자녀들에 대해 거친 사랑을 보인다. 성인 자녀에게는 절대 돈을 주지 않는다. 여러 잡을 뛰어 대학 학비나 의료비를 감당하도록 한다. 그리고 자신들이 죽을 때 이젠 더 이상 돈이 필요 없는 자녀들에게 유산을 남긴다.

코처는 엄마가 남긴 100만 달러 유산을 찾으러 왔던 한 고객을 떠올렸다. 전형적인 쌓아놓기형 부모의 스토리였다. 고객의 부모는 아이의 엉망인 치아 치료를 거부했으며 대학 학비도 단 한 푼 도와주지 않았다. 결혼과 첫 집을 살 때 역시 그랬다. 고객은 “내가 돈이 필요했을 때는 도와주지 않더니 이제는 어쩌란 말이냐. 난 70살인데”라 말하더라고 들려줬다.

전문가들은 재산을 유언장에 남기기보다는 살아생전에 자녀들에게 돈을 줄 것을 권유한다. 그래야 성인자녀들에게 돈이 필요할 때 정말 도움이 되고 죽을 때 세금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1,140만 달러 이상의 우산에 대해서는 40%의 연방세가 부과된다. 그러나 연방 국세청은 매년 1인 당 1만5,500달러까지의 무과세 현금 선물을 주고 싶은 사람들 모두에게 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쌓아놓기형의 반대쪽에는 현금인출기형이 있다. 이들은 죄의식이나 압박감 때문에 성인자녀들이 돈을 요구할 때마다 이를 건넨다. 여행은 간다거나 최신 기기를 구입하는 등의 사소한 명목에도, 심지어 줄 형편이 안 될 때조차 돈을 건넨다. 샌타모니카의 변호사인 제프리 콘돈은 “후회하거나 감당할 수 없는. 그리고 당신을 빈곤으로 몰아넣을 수도 있는 지원은 하지 말 것”을 조언한다. 유동자산의 약 90%는 의료비 등으로 생애 마지막 10~20% 시기에 지출된다고 콘돈은 추산했다. 그는 부모들이 유동자산의 10% 이상을 자녀들에게 주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선물보다 융자 형태가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자녀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 악수로 끝내는 게 아니라 국세청의 규정에 따라 차용증서를 써둘 것을 권유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채무 불이행이 발생해도 그냥 선물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대학 졸업, 결혼 혹은 아이들의 탄생 같은 기념비적 일이 있을 때마다 돈을 주는 것은 이론 상 좋은 아이디어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결혼을 하지 않거나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자녀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성인 자녀들에게 돈을 줄때는 공평하게 하고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자녀에게 돈이 갈 때는 다른 자녀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비슷한 선물을 바로 혹은 상속 시 주겠다고 약속을 해야 한다.

대부분 자녀들은 채점표를 갖고 있다. 콘돈은 “부모 사망시의 점수가 대략 같지 않을 경우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것은 법적 문제가 아닌 가족 문제”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자녀 가운데 아주 부자인 딸을 유언장에서 뺐다가 딸에게 상처를 입혔던 커플의 사례를 들려줬다. 이 딸은 8,000만 달러 재산을 가진 남자와 결혼했다. 전문가는 “그녀의 마음에서 이것은 돈과 관계없는 일이었다. 엄마 아빠는 정말 나를 다른 아이들처럼 사랑하는가라는 서운함이 고개를 든 것”이라고 말했다.<By Janet Morrissey>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