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례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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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이번 부활주일엔 교회 창립후 첫번째 세례예식을 가지게 될 것같습니다. 세례예식은 신앙생활의 첫 출발과 같습니다. 누군가의 삶의 첫 출발에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에게 세례식하면 떠오르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은 전쟁터에서 병사들에게 베풀었던 부활절 세례식입니다. 티그리스강가에서부대안으로 끌어온 큰 물탱크속에 들어가 베풀었던 세례식였습니다. 당시전쟁의 흔적으로 남겨진 주변의 잿더미같은 회색빛 세상에서세례식이야말로 푸른빛의 생명을 잉태하는 숭고한 시간이요 경건한 신앙체험였습니다. 물속에 잠겼다가 다시 일어선 병사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며 세례식의 감동을 오랜기간동안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의 이름으로 세례받고 물속에서 일어선 그의 인생을 축복하며 함께 부등켜 안고 감격했던 잊지못할 기억들입니다. 이제 곧 부활절에 있을 세례식을 준비하며 세례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크리스챤의 세례식을 통해 경험하는 세가지의 교훈은 회개(Repentance), 화해(Reconciliation), 그리고 중생 (Regeneration)입니다.

성경은 세례의 의미를 마치 모세와 함께 홍해의 바닷속을 걸었던 것과 같이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의 죽음에 참여하는 일이며, 그리고 부활의 능력을 함께 경험하는 사건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전 10:1,2)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를 따라 홍해의 깊은 바닷길을 걸은 것은 곧 그들이 애굽의 옛 생활을 물속에 묻어버린 사건이 되었습니다. 종살이하며 가졌던 애굽의 모든 과거의 삶을 홍해에 묻고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약속의 땅을 향해 나아가는 천국의 순례자로 하나님은 그들을 부르셨습니다.  바로 세례는 옛 애굽의 과거의 삶을 홍해에 묻듯 죄의 노예로 살던 우리의 옛 사람을 십자가와 함께 못박고, 부활의 주님과 함께 새롭게 일어서는 사건입니다. 세례를 통해 과거의 죄된 삶을 묻어 버리듯, 예수님의 십자가와 함께 우리의 죄악을 못박는 회개의 사건입니다. 또한 세례를 통해 “화해”를 경험하게 됩니다. 마치 회개하고 돌아온 탕자가 다시 아버지의 픔에 안기듯, 죄로 탕진해버린 인생의 잘못을 용서받고 하나님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사건입니다.(누가 15:11-24) 대문밖으로 뛰어나와 탕자같은 죄인을 용서하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을 회복받는 순간입니다. 조건없이 베푸신 하나님의 긍휼하신 사랑을 입은 사람은 인생을 사랑해 빚진 맘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과 화해를 이룬 사람은 이웃과 자신에게도 화해를 이루게 됩니다. 빚진 맘으로 사는 사람에겐 이웃은 더욱 소중하게 다가옵니다. 어떤 인생의 의미도 발견하지 못하여 방황하던 사람이 새롭게 인생에 열정을 품고 살게되는 이유는 자신속에 품었던 스스로에 대한 좌절과 의심를 버리고 자신과의 화해를 이루었기때문입니다. 세례는 또한 “새사람”을 입는 중생의 경험입니다.  세례를 통해 성령안에서 새로움을 덧입게 됩니다.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은 더이상 애굽의 음식에 매여 살지 않게 되었습니다. 순례의 길에 들어선 약속의 백성들이 먹었던 음식은 만나와 반석에 솓아난 새로운 음료였습니다. 세례를 통해 옛 사람을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박은 사람은, 또한 죽음에서 일어선 예수님의 부활의 능력으로 새 창조물로 살아갑니다.  새 사람의 양식은 세상의 떡이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친밀한 동행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의 죽으심과 합하여 세례를 받음으로 그와 함께 장사되었나니, 이는 아버지의 영광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심과 같이 우리도 또한 새 생명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함이라” (…we too might walk in newness of life)(로마서 6:4)

이제 곧 사순절을 지나 고난주간을 보내며 부활의 아침을 우리 모두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부활의 아침, 세례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날 우리의 믿음의 공동체를 생각하며 설레임으로 기다립니다.마치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축하하며 기뻐하는 가정같이, 교회는 세례식을 통해 믿음의 공동체의 일원이되어지는 거룩한 축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같은 탄생과 성장이 끝없이 일어나는 노화되어지지 않는 교회, 신앙공동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옛 사람을 십자가와 함께 묻어버리고,부활의 능력으로 주님과 함께 다시 일어나“새 피조물”로 거듭나는 거룩한 역사가 믿음의 공동체마다  꽃피어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