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수의 경제읽기]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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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대표

한우 전문점을 열어 승승장구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광우병 파동이 터졌다. 한우 전문점은 망했다. 얼마 안있다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돼지고기집으로 업종을 바꿨다. 돼지고기집을 열고 열흘 남짓 지난 뒤였다. 18년만에 돼지 콜레라가 확산되어 이마저 날려야 했다. 하는 수없이 부인과 둘이서 통닭을 튀기기로 했다. 또다시 빚을 져서 치킨 집을 연 것이다. 그런데 얼마 안있다가 조류 인플루엔자가 유행이 되면서 아무도 닭을 시켜 먹지 않게 된다. 결국 치킨집마저도 문을 닫아야 했다. 어떤 개그맨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웃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곱씹어 볼수록 모든 일에는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처음 휴대폰이 나왔을 때, 사람들은 휴대폰 뒤에 배터리를 달고 다녔다. 당시만해도 배터리는 참 빨리 닳았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여분으로 배터리를 하나씩 더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이때 한 젊은이는 기발한 사업 아이디어 하나를 생각해 낸다. 배터리를 공유하는 것이었다. 길을 가다가 자기 전화기의 배터리가 다 되면, 배터리를 공유하는 점포에 들려서 방전된 자신의 배터리를 주고 자신의 배터리와 같은 종류의 충전된 배터리를 대신 받는 방식이었다. 물론 일정한 수수료를 낸다. 이 사업은 날로 번창했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투자도 받았다. 하지만 어느날 삼성전자가 휴대폰과 배터리 일체형 전화기를 개발해 시장에 내놓는다. 하루 아침에 전화기와 배터리가 분리 되지 않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가 일체형 전화기를 내놓으면서 배터리 공유 사업은 하루아침에 망하고 말았다.

타이밍 때문에 망하는 경우도 많지만 타이밍 때문에 성공하는 경우도 많다. 서울의 도심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는 경기도 외곽의 공장 지대 근처에 햄버거 프랜차이즈를 오픈한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이 처음 이곳에 가게를 열었을 때,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말렸다. 이 사람도 처음에는 싼 임대료만 믿고 무작정 가게를 오픈한 것은 아닌지 무척 걱정을 했다. 하지만 얼마 안있어서 이 사람의 가게는 인산인해를 이루게 된다. 경기도 외곽의 공장지대에는 동남아 지역에서 이주해 온 외국 노동자들이 많았다. 한국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은 이 햄버거 가게에 몰려들었다. 이 사람은 이 가게에서 엄청난 돈을 벌었고, 그 후에 큰 권리금을 받고 이 가게를 팔게 된다. 미국의 투자귀재로 알려진 워렌 버핏도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이 미국에서 태어난 점, 경제가 계속 발전하는 시기에 태어난 점, 그리고 오늘날처럼 주식 시장이 계속 활성화되는 시점에 태어난 점때문에 세계 최고의 주식부자가 될 수있었다고 말이다. 그렇다. 만일에 워렌버핏이 아프리카 어떤 가난한 나라에서 흑인으로 태어났다면, 오늘날과 같이 커다란 부자가 되지는 못했을 것이다. 백인으로 태어났더라도 유럽에서 2차세계대전이 발생할 무렵에 유태인이었다면, 돈을 벌기는커녕 히틀러에게 학살을 당했을 수도있다.

그렇다면 위에 예를 든 사람들은 오로지 타이밍때문에 성공하고 타이밍때문에 실패했을까?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 집을 계속해서 실패한 개그맨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과연 그는 음식점에 대한 진정한 열의와 철학이 있었을까? 그는 그저 유행과 흐름만 쫓아서 사업을 시작한 것은 아닐까? 오로지 타이밍 때문에 그가 실패했다면, 지금 한국에 모든 고깃집은 그가 겪었던 힘든 시기에 전부 문을 닫았어야만 한다. 타이밍과 상관없이 묵묵히 자신의 고깃집을 계속 운영하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성공담을 보라. 그들은 타이밍도 중요하지만 사업에 대한 연구와 끊임없는 노력이 더 중요한 성공의 요소임을 알려준다. 변두리 지역에서 햄버거 가게를 차려 성공한 사람은 어떤가. 그는 햄버거 가게를 팔고나서, 커피 전문점을 차려서 또다시 성공을 했다. 그는 어떤 가게를 열기 전에 근처에 시장조사를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그는 현재 사업하기 좋은 장소를 골라서 창업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 태어날 지를 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살아야 할 지를 결정할 수는있다. 우리가 선택할 수있는 범위안에서 최선을 다해 가장 좋은 타이밍을 골라야만 한다. 그것이 성공할 수있는 길이다.<공인회계사/변호사/Taxon대표/시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