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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February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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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오피니언전문가 칼럼 ‘백인남성의 나라’라는 걸 잊고 살았다

[손헌수의 경제 읽기] ‘백인남성의 나라’라는 걸 잊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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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
<공인회계사/변호사/ Taxon 대표/시카고>

 

대학에서 유아교육학을 가르치는 아내가 말을 잘 안듣는 학생들 때문에 골치가 아파 힘들어 한 적이 있었다. 이때 어떤 유색인종 교수가 아내에게 이런 말을 했단다. “교수라고 학생들에게 함부로 하다간 큰일나요. 학생들에게 자기 하고 싶은 말을 자기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는 교수는 오직 ‘백인 남자’ 교수 밖에 없어요.” 아내는 지내놓고 보니 그의 말이 옳은 것 같다고 나에게 여러번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 오바마 때문에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미국은 ‘백인 남자’의 나라다. 이번에 다시 ‘백인남성’ 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다. 힐러리를 워낙 미워했던 아내가 상대적으로 열렬하게 지지했던 트럼프가 결국 이긴 것이다.  최소한 한가지 원칙은 맞았다. 사람들은 똑똑한 사람보다는 재미있는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부시가 고어 중에서 선택할 때도 그랬다. 사람들은 누구나 고어가 더 똑똑하다는 것을 알았지만, 부시와 고어 중에 저녁을 함께 먹고 싶은 사람을 고르라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시를 골랐다. 그렇게 부시는 대통령이 되었다.  이번 선거가 끝난 지금 나에게 가장 어려운 일은 트럼프를 미국의 대통령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동안 정말 어렵게 힐러리를 대통령으로 받아들였다. 숱한 거짓말과 이메일 스캔들, 그리고 클린턴 재단 의혹 등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녀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거의 확실했기 때문이다. 몇년만 참아보자고 아주 어렵게 마음을 다진 뒤였는데, 이제 더 어렵게 트럼프를 인정해야만 한다.

고국의 어떤 교수는 투표 몇달 전에 이미 대한민국도 트럼프의 당선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도 진작에 마음의 준비를 좀 할걸 그랬다. 한때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되면 한국의 국적을 버리겠다고 결심한 적이 있었다. 반드시 그 일 때문은 아니었지만 나는 박근혜씨가 대통령이 된 뒤로 미국인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대통령이 되기 훨씬 전부터 아주 오랫동안 부동의 여론조사 1위였던터라 내가 그녀를 고국의 대통령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았다. 물론 아주 최근에 다시 그녀를 고국의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게 되긴 했지만 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 트럼프같은 사람이 미국의 대통령이 된 것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 이번에 트럼프가 이기지 않았어도 그를 지지했던 절반의 미국인들의 마음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에 트럼프가 당선되지 않았으면 언젠가는 끔찍한 괴물이 우리 앞에 나타나서 사람들의 불만을 등에 업고 미국의 대통령이 되었을 것이다. 시계추는 왔다갔다 한다. 왼쪽으로 기울어진 뒤에는 반드시 오른쪽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다. 한때 오바마같은 훌륭한 흑인 대통령을 가져봤으니, 이젠 백인 우월주의와 미국 제일주의를 대놓고 주장하는 트럼프의 차례가 된 것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이민 온 유색인종들은 미국에서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괴담도 있었다. 그래서 많은 영주권자들이 앞다투어 시민권을 받았던 웃지못할 일도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대통령 수락 연설에서 자신은 “모든 사람”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과연 그가 자기 가족들만의 나라가 아닌 모든 사람의 나라를 만들지는 두고 볼일이다.

FOX를 제외한 미국의 거의 모든 신문과 방송은 힐러리를 지지했다. 그리고 힐러리의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창피해서 공개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그를 지지하는 미국인들이 참 많았던 모양이다.

진보적인 영화제작자 마이클 무어는 아주 오래전부터 트럼프의 승리를 예상했다. 그가 예상한 트럼프 승리의 다섯 가지 이유는 이렇다.

첫째, 위스콘신, 미시간, 오하이오, 그리고 펜실베니아주 등 공업이 쇠퇴한 주들의 불만이다. 이런 주들은 전통적으로 힐러리의 민주당을 지지했던 주들이었다. 하지만 최근의 경기침체로 화가 난 공화당 지지자들이 더 많이 투표장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결과는 그의 예상대로 이 4개주에서 트럼프가 모두 이겼다.

두번째는, 흑인대통령까지는 참아도 여자대통령까지는 못참겠다는 백인남자들이 이번에 똘똘뭉친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힐러리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온갖 의혹들이다. 개인 이메일계정을 이용해 국가기밀을 다루고, 그것마저도 조사대상이 되자 전부 삭제해 버렸다. 또한 클린턴 재단에 얽힌 의혹도 아직 진행형이다.

네번째는 사회주의자였던 민주당의 샌더스를 지지했던 똑똑한 미국인들이 그가 힐러리에게 지자 힐러리 지지자로 옮겨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마지막 다섯번째는 기존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다. 힐러리는 30년이상 정치만을 해왔던 전문정치인이다. 그녀가 내세운 공약을 왜 지금까지 그녀가 정치하면서는 이루지 못했냐는 것이다. 이제는 승복하고 지켜볼 일만 남았다. <공인회계사/변호사/Taxon 대표/시카고>        트럼프 승리 5가지 이유에는 △미시간·오하이오·펜실베니아 등 쇠퇴한 공업지대 유권자들의 분노 △여성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 화난 백인 남성 △구식 정치의 표상인 힐러리 본인의 문제 △투표 독려를 하지 않는 우울한 샌더스 지지자 △제시 벤투라 효과(기존 정치 시스템엔 기대할 게 없다) 등이 담겼으며 이로 인해 트럼프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꼬집었다.트럼프 승리 5가지 이유에는 △미시간·오하이오·펜실베니아 등 쇠퇴한 공업지대 유권자들의 분노 △여성 대통령을 원하지 않는 화난 백인 남성 △구식 정치의 표상인 힐러리 본인의 문제 △투표 독려를 하지 않는 우울한 샌더스 지지자 △제시 벤투라 효과(기존 정치 시스템엔 기대할 게 없다) 등이 담겼으며 이로 인해 트럼프의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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