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피봇’일까, 3연임 지지 확보 ‘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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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일인 16일 연회장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로이터>

‘호전적 외교 기조’예상 깨고
 온화한 태도로 광폭 정상외교
 우크라 침공 규탄 선언문 서명
“서방과 관계복원 의지”분석
 마크롱 방중 약속 등 성과도

광범위한 ‘반(反)중국’ 연대를 펼치는 서방과의 본격적인 관계 복원의 신호탄인가, 아니면 집권 3기의 정당성을 인정받기 위한 ‘제스처’일 뿐인가. 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폐막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근래 보기 드물게 서방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도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내용의 G20 공동선언문에 최종 서명한 것은 그간 끈끈한 유대 관계를 유지해온 러시아 대신 서방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한 쪽의 분석이다. 그러나 시 주석의 달라진 태도가 3연임 확정 후 독재자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으려는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시 주석이 이번 G20을 통해 참가국 정상들과 잇따라 연쇄 회동을 한 것에 주목했다. 시 주석은 1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대면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5일 하루에만 독일·프랑스·호주 등 8개국 정상들과 만났으며 폐막일인 16일에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다자주의 협력을 강조했다. 17일에는 G20 이후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참석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3년 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3연임으로 국내 기반을 굳힌 시 주석이 공세적인 ‘전랑외교(호전적 외교 기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온화한’ 태도로 광폭 외교를 선보인 것은 서방과의 관계 복원을 원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시 주석이 행사 도중 “정치가는 세상과 원만한 관계를 지키려 노력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시 주석과 회동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의 중재 역할을 기대한다며 내년 초 중국 방문을 약속하는 등 숨 가쁜 외교전의 성과도 거뒀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제한’ 협력을 약속한 시 주석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규탄한다는 이번 G20 공동의 메시지에 동참한 것은 러시아처럼 국제 무대에서 고립돼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시 주석이 16일 G20 연회장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쫓아가 두 정상 간 비공개 대화가 캐나다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 이례적으로 따져 묻는 장면이 공개된 것을 두고도 그간 ‘은둔의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해온 시 주석이 여느 정상과 다르지 않은 면모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를 중국의 외교 기조 변화로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크다. 시 주석과 G20에 함께 참석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참가국들이 모두 외면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양자 회담을 갖고 “중국은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중러 간 포괄적 파트너십은 계속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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