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는 전쟁터?···총기폭력으로 닷새간 73명 피격, 1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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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경찰<로이터>

언론 “선거운동에만 몰두하는 정치인 무관심에 시민비판 높아”
바이든, 노조행사 참석·거액 모금행사 주재···총기문제 언급 안해

시카고 남부가 잇단 총기폭력으로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주지사·대통령은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 없이 시카고 안팎을 오가며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대비한 선거 운동에만 골몰해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고 시카고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최근 닷새간 시카고에서는 70여 건의 총격 사건이 벌어져 최소 11명이 숨지고 60여 명이 다쳤다.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시카고를 방문하기 하루 전인 지난 10일에는 시카고 남부에서 2건의 총기 난사 사건을 포함해 다수의 총격이 벌어져 21명이 죽거나 다쳤다.

10일 오후 4시 30분께 시카고 남부 백오브더야즈 지구에서 범죄조직(갱단)간 보복 살상이 벌어져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

이어 오후 10시께 인근 잭슨파크에서 그룹간 언쟁이 총격으로 번져 6명이 부상하는 등 이날 하루에만 21명이 총에 맞아 2명이 사망했다.

하루 앞선 9일에는 14명이 피격돼 2명이 숨지고, 지난 7일과 8일 주말 동안 모두 24명이 총에 맞아 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에도 어린이 3명(3세·6세·11세)을 포함해 14명이 총에 맞고 21세 여성이 총기 강도를 만나 숨지는 사건이 이어졌다.

시카고 트리뷴은 금주 들어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만 3건, 지난 주말부터 11일까지 닷새간 73명이 총에 맞아 최소 1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은 10일 발생한 백오브더야즈 지구의 갱단간 보복 살상 사건의 용의자는 폭력범죄 전과가 있고 최근 총기 범죄 혐의로 체포됐으나 검찰과 법원이 관용적 처분을 내려 소액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사례라고 밝혔다.

이 와중에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59·민주)은 재선 기금모금 행사를 위해 11일 닷새 일정으로 텍사스로 떠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1일 시카고 맥코믹플레이스에서 열린 ‘국제 전기공 노동조합'(IBEW) 정기총회에 참석, ‘친노조’ 기치를 부각하며 중간선거 캠페인을 벌였다.

또 시카고 도심 호텔에서 J.B.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57·민주)와 함께 1인당 참가비가 최대 35만5천 달러(약 4억7천만 원)에 달하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모금행사를 주재했으나 시카고 총기폭력 실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시카고 주민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총기규제, 사법개혁, 폭력범죄 단속은 ‘정치 이슈’일 뿐”이라며 “이 와중에 시장은 어딜 갔나. 시의원들은 왜 모두 침묵하고 있나”라고 좌절감을 드러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시민을 ‘표’로만 보고 입으로만 정치하는 이들 때문에 무고한 이들이 다치고 죽는다”면서 “민주당 정치인들과 사법 당국자들은 경찰이 용의자를 쏜 사건이 아니면 관심이 없다. ‘범죄자들의 삶도 소중하다’는 주장만 펴고 있는 듯하다”고 비꼬았다.

또다른 이용자도 민주당의 실정을 지적하면서 “시카고 정치·사법 시스템이 붕괴한 지 오래다. 이 도시를 되살릴 수 있는 유능한 리더를 선출해야 하나 진영논리에 빠진 유권자들이 그렇게 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개탄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시카고 남부지역 대부분은 라이트풋 시장이 지난해 폭력범죄 감소를 목표로 발족한 ‘우리 도시 우리 안전’ 이니셔티브 대상 지역이다.

그러나 시 당국은 5천만 달러(약 650억 원) 예산을 ‘어느 지역에 어떤 목적으로 어느 만큼 지원됐는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시카고 선타임스는 보도했다.

브라운 경찰청장은 총기폭력 다발 지역에 경찰력을 추가 배치하고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으나 주민들은 냉담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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