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가을의 향기”

1894

문장선 목사(시카고)

 

창세기를 보면 노아 홍수의 마무리 기사에 “땅이 있을 동안에는 심음과 거둠과 추이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밤과 낮이 쉬지 아니하리라”(창 8:22)는 말씀이 있다. 이런 시간의 주기적인 변화는 계절의 존재를 보여주는 창조의 섭리라고 믿어진다.

분명 지구상에는 계절이 있어 자연의 변화를 인체의 오관(五官)을 통해 더 아름답고 다양하게 느끼게 한다. 가을의 향기를 통한 계절의 인식 특히 후각(嗅覺)을 통해 맡아지는 가을의 인식은 이 계절의 풍요로움이라고 할 것이다. 열매나 과일이 익어 풍기는 은은한 향기는 가을만이 줄 수 있는 성숙의 향기요 자연의 넉넉함이라 할 것이다.

봄의 아름다움이 시각(視覺)으로 보여 지고, 여름의 싱그러움이 촉각(觸覺)으로 매만져진다면, 가을의 향기는 후각을 통해 맡아지는 냄새라 하겠다. 가을의 향기는 과일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이 계절에 모든 열매들이 제 나름대로의 향기를 발하기에 더 잘 어울린다 할 것이다.

이른 봄부터 농부는 때를 따라 심고, 여름철에 가꾼 열매가 가을이 되어 익어 향기를 풍길 때 그 “가을의 향기”는 탐스럽게 익은 성숙의 향기라고 할 것이다.

성숙의 향기란 열매에게 있어 조물주(造物主)가 주신 가장 아름다운 자기표현이라 하겠다. 그러나 젊음을 자랑하듯 뻣뻣하던 일부 이삭은 쭉정이가 되어 하늘에 고개를 쳐들고 있어도 잘 익은 곡식은 머리를 숙임같이 가을의 향기는 겸손을 돋보이게 한다.

아무리 현대인들이 자기 과장의 시대에 산다고 해도 겸손을 모르는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인격적인 성숙의 향기가 풍겨나지 않을 것이다. 사회 곳곳에서 자칭 의인(義人)도 많고, 애국자가 넘쳐나도 사회는 나날이 부패해가고 있으니 어찌 성숙의 향기를 기대하랴?

성숙의 향기는 언행의 일치에서 울어나는 향기라고 할 것이다. 오늘날 수많은 사회적 지도자를 자칭하는 자들이 겉 다르고 속 다른 언행 불일치와 위선으로 악취를 뿌리고 있지 않는가! 심지어 종교계까지 오염되어 있음은 개탄(慨嘆)할 일이다.

소돔과 고모라의 비화(悲話)에서 성중에 하나님이 찾으시는 10명의 의인(義人)이 없어 망한 것같이, 우리 시대에 대한 책임이 우리들 크리스천들에게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만일 이를 합리화 하고 핑계 한다면 열매 없는 가을 나무가 되어 성숙의 향기를 포기함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크리스천들이 저마다 최선을 다해 자기에게 주어진 이 계절의 삶을 산다면 성숙한 가을의 향기는 더 싱그럽게 풍겨날 것이다.(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