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코스모스의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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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치홍 장로(시카고장로선교회장)

 

가을을 가리켜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했던가? 티 없이 맑고 청명한 하늘을 향해 해맑게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보면 어느덧 나도 가을 사람이 되어 있음을 본다. 나는 수많은 꽃들 중에서도 길거리나 벌판에 아무렇게나 피어있는 코스모스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중학교 3학년때이던가 한창의 사춘기, 센치해있던 시절 저녁무렵이면, 무척이나 길었던 벌판의 뚝길을 지나 친구집에 자주 가곤 했었는데 달빛 아래 반사되어 한들거리던 그때의 코스모스가 평생 좋아하는 꽃이 되어 버렸다. 이것은, 갓 20넘은 나이에 군대 생활을 광주 상무대에서 해서인지 진원, 동복, 나주, 송정리, x고지, 금남로 등… 그곳의 정서를 잊을 수 없어 제2의 고향이라해도 과언이 아닌것처럼 예민했던 시절의 추억이 담긴 곳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코스모스의 꽃말은 ‘순정’… 사전에는 영어로는 pure, 순수한, 깨끗한, 섞이지 않는, 정숙하고 순결한, 품위있는 뜻으로 해석해 놓고 있다. 그 이후로 나의 인생의 삶이 코스모스의 꽃말과 같이 ‘비굴하지말며 순결하고 깨끗하게 살자’는게 생활지침이 되었다고나 할까? 올해는 예년에 비해 코스모스가 일찍 피었다. 아침 저녁으로 코스모스핀 길을 지나치노라면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어느덧, 나는 16살의 소년이 되어 해맑았던 시절을 그려 보곤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꽃의 종류는 5천 300여 가지라 한다. 그 꽃들중 많은 꽃들이 스스로의  꽃말을 가지고 있다. 튤립은 사랑의 고백, 금잔화는 이별의 슬픔, 매화는 정조, 백일홍은 꿈, 사르비아는 정열, 아카시아는 우정, 물방초는 나를 잊지 마세요, 무궁화는 일편단심, 수선화는 거짓사랑, 나팔꽃은 허무한사랑, 국화는 명복, 동백꽃은 신중, 라일락은 첫사랑, 목련은 우아, 장미는 사랑, 해바라기는 마음을 다해 사랑합니다, 옥잠화는 추억… 다 꼽을수 없을 만큼, 꽃말에 맞게 장례식에는 국화를, 어버이날엔 카네이션을, 성탄절엔 포인 세티아를, 사랑하는 사람에겐 장미를, 부활전엔 백합화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수천가지의 꽃이 제각기 자신의 꽃말을 갖고 있듯이 우리를 나타내는 꽃말이 착하고 선하고 진실함이면 어떨까? 정치인도, 국민도, 지식인도, 신앙인은 신앙인답게, 자기 위치를 지키며 겸손하게 나에게 주어진 꽃말의 뜻을 묵묵히 드러내며 여러 모양으로 자기의 꽃말의 향기를 감동으로 자아 낸다면 서로가 신뢰하는 세상이 되고 아름다운 사랑의 공동체가 되지 않을까? 국민도 한마음이 되고 정치판도 깨끗하고 교회도 신앙인들도 존경 받을텐데…

혼돈하고 인정이 메말라가는 시대, 아! 이, 가을에 우리 모두 자신에게 무슨 꽃이라고 하는 이름 하나 지어 보자. ‘송치홍 오래 참음꽃’, ‘홍길동 선교꽃’… 그래서 개개인의 향기를 드러내는 성령의 열매 9가지인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참음과 지비와 양성과 충선과 온유와 절제 중 하나를 택해 나의 꽃말로 한번 자리 매김 해보자. 성경은 말한다. ‘우리는 구원 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라고.(고후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