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양안’ 수면위로…미·영 전쟁 시나리오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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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만 무력충돌 가능성 두고 3월 초 ‘최고 수준’ 고위급 회담
영 역할론 등 민감 사안 논의, 중 “대만해협 긴장 조성” 반발

미국과 영국이 최근 중국과 대만의 무력 충돌 가능성을 두고 고위급 회담을 연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의 중국’을 앞세워 호시탐탐 대만을 노리는 중국을 경계해온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실제 양안 전쟁이 발발하는 시나리오 점검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대만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자극하고 대만해협에 긴장과 혼란을 조성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과 로라 로젠버거 중국 담당 국장이 3월 초 영국 고위 관리들과 만나 이틀간 대만 문제를 다뤘다고 밝혔다. 대만을 향한 중국의 위협을 논의하며 어떻게 전쟁 가능성을 줄일지, 비상시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 자리였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FT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이 대만을 둘러싼 중국 문제를 모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 백악관이나 영국 정부 대변인은 회의 개최 여부 등에 대해 논평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하는 데 대해 강한 비판을 제기해왔다. 특히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는 중국의 대만 무력 침공 위협을 강하게 경계해왔다. 지난달 상원에 출석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FT에 따르면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는 영국이 아시아에서 어떻게 억지력을 강화할지, 미국이 궁극적으로 대만을 위해 중국과 전쟁을 벌인다면 영국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등 민감한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됐다. 한 소식통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외국과 공유하지 않던 ‘1급 기밀’ 사항 중 대만해협 관련 정보를 일부 동맹국에 제공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 대해 한 영국 관리는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양국 간에 오간 “최고 수준”이자 “가장 중요한 논의”라고 전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대만 전문가인 라이언 하스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감안할 때 전쟁 가능성을 줄이고 가능한 분쟁에 대비하기 위해 대만 관련 협의를 늘리는 것이 현명하다”고 논평했다. 하이노 클링크 전 미 국방부 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도 FT에 “중국의 대만 침략을 억제하는 것은 모두의 이익”이며 “이는 인도태평양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 영국이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을 겨냥해 공동 전선을 펴는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는 FT의 보도 직후 “미 의회와 고위급 인사들이 끊임없이 대만 관련 문제를 언급하며 중국 본토를 자극해 대만해협에 긴장과 혼란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5월 첫 아시아 순방을 두고도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동맹을 강화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대만 관련 문제를 언급하는 빈도가 늘어난 영국에 대해서도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리즈 트러스트 영국 외무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대만이 스스로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왕웬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나토는 이미 유럽을 망쳤는데 아시아태평양과 세계도 망쳐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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