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미 보복공격’ 곳곳 수위조절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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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라크내 미군 기지의 위성사진이 공개됐다. 사진을 보면 미군과 연합군이 주둔해온 알아사드 기지의 5곳 시설(원내)이 타격을 받아 곳곳의 건물이 허물어지거나 주변부가 검게 변해버린 장면이 생생하게 나와 있다.[AP]

미군 밀집지 피하고 공격 1시간 전 통보
이란 “미국 직접 공격했다” 명분만 확보

이란이 미국의 이란 군부실세 살해에 반발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보복 공격을 감행했지만 미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에서 수위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견상 이란이 군부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살해에 대한 역습에 나서며 긴장을 한층 끌어올렸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미국의 피해를 키우지 않으려고 나름대로 ‘절제한 흔적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미국의 초기 피해 평가상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도 이란이 이런 고려를 한 결과라는 해석에 힘을 싣는다.
이란이 수위 조절을 한 흔적 중 하나는 우선 공격 지점이다. 이란이 공격한 이라크 내 미군 주둔 기지인 아인 알아사드와 에르빌은 미군 밀집지역이 아니어서 많은 미국인 사상자를 내려는 게 이란의 목표가 아니었다는 외신의 평가가 나온다. 또 이란 미사일이 에르빌의 미국 영사관에 가까운 곳에 떨어지긴 했지만 영사관 자체를 겨냥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CNN 방송은 미 당국자 사이에 이란이 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의도적으로 공격 목표에서 제외했다는 생각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미군기지를 공격하기 1시간여 전에 이라크 총리에게 공격 계획을 구두로 통보했고, 이라크는 미국에 사전 경보를 전달했다는 보도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는 이란의 공격 계획을 사실상 미국에 미리 알려준 것으로서, 미국으로선 피해를 줄일 대비책을 마련할 시간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군은 이란의 미사일 공격 전에 군대가 대피소에 도달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경보를 전달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대부분 잠든 새벽에 공격을 감행한 것은 기지 내에 돌아다니는 인력이 가장 적은 시간대를 고른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CNN은 이란은 미국의 강력한 방공 시스템이 고도의 경계 중임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대규모 피해를 목표로 했다면 미사일 공격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공격 감행 후 트위터를 통해 이번 미사일 공격이 유엔 헌장에 따른 자위적 방어 조치라고 주장한 뒤 “우리는 긴장 고조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공격은 이란이 미국을 직접 보복했다는 명분을 취하면서도 미국에는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아 도발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고 주장할 여지를 제공하는 선에서 고안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사상자가 없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이 미국을 건드릴 수 없다’며 승리를 선언할 출구를 제공하고, 동시에 이란 역시 미국 공격을 통해 명예를 지켰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싱크탱크 ‘세계전략센터’의 파이살 이타니 부소장은 “이란은 체면을 세울 만큼 극적이면서도, 미국의 압도적 군사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긴장의 악순환을 피할 수 있을 정도로 절제된 반응이 필요했다”며 “이번 공격은 (복수로) 인정받을 만큼 스펙터클하지만 미국이 그 대응으로 긴장을 더 고조시키지는 않을 정도”라고 진단했다.
CNN은 공격수위 조절의 의도는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면서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가 자국 군사력을 과대평가했거나 ▲이란이 군사력을 실제보다 약하게 위장하려는 전술을 펼쳤거나 ▲온건파의 주장에 힘이 실렸을 가능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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