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성경상식] 또 하나의 신기한 이름 이야기

1939

유승원 목사(시카고언약장로교회 담임)

 

이 시리즈의 시작을 이름 이야기로 시작했다. 사람에 대한 기억은 이름과 함께 간다. 이름이 잊히면 그 이름을 가진 사람도 잊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성경의 역사 속에서 희한한 사건이 하나 추적된다. 가장 중요하기에 절대 잊을 수 없으면서도 그 이름을 어떻게 부르는지 모르게 된 존재가 있었다.

주요 영어성경을 읽어본 사람들이 종종 의아해하는 것이 있다. 한글 성경에 무수히 등장하는 ‘여호와’(Jehovah)라는 하나님 이름을 도무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찬찬히 관찰해 보면 우리 성경의 ‘여호와’가 영어성경에서는 모두 ‘주’(Lord)로 바뀌어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사연일까? 영어에 ‘여호와’(Jehovah)라는 단어가 없는 것도 아닌데…

사연은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출 20:7)는 계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약성경을 기록한 히브리어는 본래 모음이 없었다. 그러니 모든 말을 자음으로만 표기했다. 자음으로만 쓴 이 단어를 읽어 보라. “ㅇㅅㅇㅇㄴ” ??? (답은 나중에…). 그러나 고대 히브리인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문자 메시지에 포함된 기상천외의 약어(略語)들을 별 어려움 없이 잘 읽듯이 자음으로만 되어 있던 성경을 잘도 읽었다. 문제는 주전 586(7)년 시작된 바벨론 포로기 이후 바벨론 사람들(현재 이락의 조상)이 쓰던 아람어가 그들의 주 언어가 되고 히브리어는 문자로만 남게 되면서 비롯되었다.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성경에 익숙한 학자들이 아니면 자음으로만 되어 있는 성경 본문을 제대로 읽을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중세에 이르러 유대인 학자들이, 발음의 주석을 붙인 「마쏘라 텍스트」를 편집하면서 새로 모음을 만들어 원래 자음으로만 되어있는 단어들에 일일이 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리 성경에 능통한 학자라도 발음을 알 수 없어 모음을 붙일 수 없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이른바 ‘테트라그라마톤’(tetragrammaton, ‘네 글자’라는 뜻의 라틴어)이라는 학명(學名)이 붙어있는 HWHY(히브리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 그래서 이것을 영자 음가로 변환하면 YHWH가 됨)였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이름인데 이 단어만 나오면 유대인들은 발음을 중단하고 대신 ‘아도나이’(나의 주님)라고 읽었었다. 세 번째 계명에서 경계한대로 하나님 이름을 소홀히 취급할까 두려워 그 이름을 발음하기조차 꺼렸던 것이었다.

그렇게 수천년을 하다 보니 누가 그 단어의 발음을 알겠는가? 나중에 모음을 붙이려 해도 붙일 수 없었던 것은 오히려 당연했다. 그래서 학자들이 상상과 이론을 동원해 모음 e, o, a를 붙인 것이 ‘여호와'(YeHoWaH)이고 a, e를 주장한 사람들에 의해 나온 결과가 ‘야훼'(YaHWeH)였다. 흔히 후자가 맞을 것이라고는 하는데 글쎄… 영어성경은 유대인들의 경외 전통을 따라 이 단어를 ‘주'(Lord)라고 번역했다. 거리낌 없이 이 이름을 마구 발음하는 우리는 당돌한 것일까 아니면 하나님을 더 친근하게 느껴서 그런 것일까? 하기야 ‘오마이갓’이 개그맨에 의해 남발되어 젊은이들의 유행어가 되는 세상 아닌가… (위의 답: 유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