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성경상식 23] 도대체, 시편 읽다가 나오는 ‘셀라’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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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원 목사(시카고언약장로교회 담임)

여럿이서 시편을 같이 소리내어 읽다 보면 종종 괄호 안에 담아 놓은 ‘셀라’라는 단어가 등장하여 혹자를 당황하게 만든다(시편 32:5 다수). 어떤 이는 나온 그대로 ‘셀라’를 힘있게 발음하지만 적지 않은 이들은 무슨 뜻인지 모르는 단어가 괄호로 처리되어 있으니 주춤하고 숨을 고르다 보니 잘 진행되던 합독(合讀)의 전열이 흩어진다. 도대체 이 (셀라)가 무엇일까?

확실하게 알 수 없다. ‘셀라’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정직한 답이다. 성경이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그것이 인간의 책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책이기도 한 것이 성경이다. 인간의 책이기에 인간의 언어와 기호와 풍습을 담고 있는데 그중 어떤 것들은 너무 오래 전의 것이라 확인이 가능치가 않다. 그럴 때는 할 수 없다.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할 수밖에… 그러나 그냥 손을 털고 일어나면 무책임한 직무유기가 될 터이니 가능한 설명 몇 가지는 옮겨와야 할 것 같다.

이 미지(未知)의 단어 ‘셀라’는 시편에서 71회, 하박국에서 3회 등장한다. 하박국에서도 3장에 있는 찬미의 기도 중에 들어있는 것을 보아 이 말이 ‘음악’과 관계 있는 용어라는 점은 틀림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 말을 빼놓고 읽어도 이 말을 담고 있는 글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음을 보아 이것이 연주나 몸짓 등에 대한 신호라는 것도 분명한 듯싶다. 우리가 이 말의 뜻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은 어원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장 유력하게 부각되는 히브리 어근은 ‘살랄’인데, ‘들어올리다’, ‘높이다’의 뜻을 지니고 있다.

(설명 1). 신약성경이 나오기 2-3세기 전에 히브리 성경이 그리스어로 번역이 되었는데 이 그리스어 구약성경을 우리는 「70인역」이라 부른다. 이 「70인역」에서는 ‘셀라’를 ‘디압살마’라 번역했다. ‘음악에 있어서의 막간 여흥’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셀라’는 “잠시 멈춘다,” “간주(間奏),” 또는 “더 크게” 등을 가리키는 신호일 수 있다.

(설명 2). 아람어 해석 성경이라 할 수 있는 타르굼(Targum)과 같은 유대교 전통이나 초대교회 신학자 제롬 등은 이 단어의 뜻이 “영원히”라고 보았다. 물론 어원에 대한 확실한 근거를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셀라가 등장하는 곳에서는 축복송이나 코러스가 울려 퍼지게 되어 있었을 것이다.

(설명 3). 모빙클(Mowinckel) 같은 구약학자는, 예배에서 시편이 연주되다가 이 단어가 표시되어 있는 곳에서는 하나님을 향한 경외의 표시로 회중이 땅에 부복(俯伏)하도록 되어있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는 (1)의 설명에 무게를 더 주는 것 같다. ‘셀라’ 표시가 되어있는 곳에서 강조를 위해 악기를 더 세게 연주하거나 노래를 더 크게 하라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것은 확실하지 않은 것이다. 그저 이 단어가 나올 때마다 “아, 내가 읽고 있는 것이 운율이 있는 시가(詩歌)로구나” 하는 생각으로 감흥을 높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