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손자“화상채팅 친구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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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와 화상 채팅을 하는 조부모가 늘었다는 조사가 발표됐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화상 채팅은 다른 목적의 디지털 기기 사용과 달리 아동 교육 효과가 있어 통제할 필요가 없다.[AP]

문자메시지·페북 등 디지털 수단 통해
멀리 있어도 연락 주고받아 친근한 관계
“교육효과 높다”화상채팅 막지 말아야

‘미국 은퇴자 협회’(AARP)의 최근 설문 조사에서 미국인 조부모 중 약 38%는 손자들과 화상 채팅을 통해 연락을 자주 주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중 다수는 비록 화상 채팅 사용에 미숙해도 화상 채팅을 통해 손자와 연락하는 방법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화상 채팅 외에도 응답자의 약 45%는 문자 메시지, 약 3분의 1은 이메일, 약 27%는 페이스북과 같은 다양한 디지털 수단을 통해 손자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미국인 조부모들이 디지털화하고 있으며 거부감 대신 새로운 연락 수단에 호의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 새라소타에 거주하는 비비안 카라소 할머니가 지구 반대편 포르투갈에서 11살짜리가 영화 ‘스타 워즈’ 주제곡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모습을 어떻게 실시간으로 즐기고 연주가 끝난 뒤 바로 박수를 쳐줄 수 있을까? 화상 채팅 프로그램 중 하나인 ‘페이스 타임’(Face Time)을 통해서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뉴욕 주에 사는 낸시 메이슨 할머니는 최근 10대 손자가 매사추세츠에서 열린 헤비메탈 콘서트에서 열광하는 모습을 집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손자의 인스타그램 계정의 팔로워가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에 거주하는 로지 칸투 할머니는 아이오와 주에 사는 18개월짜리 손녀가 보고 싶어 최근 먼 길을 마다않고 직접 찾아갔다. 할머니를 본 손녀딸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할머니에게 달려가 안겼다. 매일 저녁 페이스 타임으로 할머니와 손녀가 정다운 대화를 나눴던 덕분이다. 먼 거리에 살지 않아도 조부모와 손자 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연락이 이제 일상생활처럼 되고 있다. 코네티컷 주 놀웍에 거주하는 낸시 클로드지 할머니는 가까운 곳에 사는 10살짜리 손자와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한 채팅을 즐긴다. 손자는 생일 선물로 받은 웨어러블 기기로 부모의 도움 없이 능숙하게 할머니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할머니는 최근 ‘할머니 보고 싶은데, 지금 올 수 있어요?’라는 손자의 메시지를 받고 마음이 매우 흐뭇했다.
어린아이들의 지나친 전자 기기 사용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물론 많다.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뜻하는 ‘스크린 타임’(Screen Time)을 줄여야 한다는 경고가 많지만 어린아이들이 조부모들과 갖는 실시간 화상 채팅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시애틀 아동 병원의 아동 건강 및 행동 개발 센터 디미트리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한 조부모와의 화상 채팅은 아동의 유대감 형성과 인지 능력을 향상시켜 줄 수 있다”라며 찬성했다. 크리스타키스 박사에 따르면 스크린 타임으로 분류되는 TV 시청은 다른 문제라고 설명한다.
TV 시청 시간이 과도한 아동은 성장 뒤 주의력 결핍 장애나 행동 장애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화상 채팅은 TV 시청과 달리 과도한 자극이나 수동성, ‘급한 전개’(Sped-Up Pace) 등의 문제가 크지 않기 때문에 스크린 타임으로 분류할 필요조차 없다는 것이 크리스타키스 박사의 설명이다. 크리스타키스 박사는 “어린 아이가 화면을 통해 조부모의 반응과 얼굴 표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점이 교육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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