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김의 영화세상] 사랑의 기적 (Awakenings 199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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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1969년 뉴욕, 닥터 ‘말콤 세이어’(로빈 윌리엄스)는 리서치 경험밖에 없지만

‘카타토닉’(긴장성 혹은 기면성 증상)환자들이 있는 브롱스의 병원으로 부임한다.  전혀 움직이지 못하고  말도 못하거나 반대로 지나친  과잉 행동, 동작 모방을 하는 카타토닉 병은 당시에 치료할 방법이 없고 환자들은 살아있는 인간 대접을 못받았다.  내성적인 성격의 세이어는 반응이 없는 환자들을 정성껏 돌본다.  그러다가  1917년- 1928년 유행했던 기면성 뇌염을 앓았던  환자들이 어떤 특별한 자극을 받으면 공을 받아내거나 익숙한 음악, 자신의 이름, 사람의 접촉에 반응을 보이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들의 내면 정신은 살아있다고 확신한다.  ‘레너드 로위’(로버트 드 니로)는 어렸을 때 뇌염에 걸린 후 11살때부터 카타토닉 증세를 보이며 40년동안 정신은 잠들고 몸은 굳은 채로 병원 생활을 하는 환자이다. 늙은 어머니는 아들을 포기하지 않고 지키는 데 레너드는 점괘판인 ‘위자 보드’로 세이어와 소통한다. 세이어는 한 학회에서 ‘엘도파’라는 약물이 파킨슨병 환자들에게 효력이 있다는 발표를 듣고 카타토닉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수있겠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 시험적으로 레너드에게 엘도파를 투여하고 레너드는 기적처럼 오랜 기면상태에서 깨어난다. 레너드의 성공에 고무된 세이어는  모든 카타토닉 환자들에게 엘도파를 투여하기 위해 펀드레이징을 한다. 한편 레너드는  40년만에 되찾은 삶을 즐긴다. 병원에서 만난 환자의 딸 ‘폴라’와 데이트를 하고 마음대로 외출해서 바깥 세상을 즐기고 싶어한다. 하지만 레너드는 여전히 세이어의 진료를 받는 환자이다. 엘도파 덕분에 깨어난 다른 환자들도 기적같은 일상을 누리게 된다.  병원 밖 자유를 맛본 레너드는  자신의 외출을 통제하는 의료진에게 반항하고 다른 환자들을 부추겨서 병원 시스템에 반기를 든다.  그 과정에서 레너드가 흥분하면서 얼굴과 몸에 미세한 경련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심해진다. 그리고 엘도파의 효력이 일시적인 것임이 밝혀진다.  최초로 깨어났던 레너드는 시간이 다 되자 서서히 카타토닉 상태로 돌아간다. 자신의 운명을 깨달은 레너드는 마지막으로 폴라와 데이트를 하고 의식과 몸이 굳기 전 세이어와 얘기를 나눈다. 그리고 차례대로 모든 환자들이 다시 카타토닉 상태로 돌아간다. 세이어는 병원에서 펀드 기부자들을 만나 비록 엘도파의 효력이 한시적이었지만 환자들에게  짧지만 새롭게 깨어난 삶을 감사하며 인간답게 살게했다고 보고한다. 이후부터 간호사들도 카타토닉 환자들을 보다 인격적으로 대우하며 보살피게 된다.

수십년간 기면 상태에 있던 카타토닉 환자들을 엘도파로 깨어나게 했던 실화에 관해서 쓴,  ‘올리버 색스’의  1973년 회고록  “어웨이크닝”을 영화화 했다.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훌륭하다. 로빈 윌리엄스의 내성적이고 따뜻한 신경과 전문의 세이어와 로버크 드 니로의 섬세하고 자유로운 레너드가  감동을 준다. 진정한 의미의 태어나는 것, 눈을 뜨는 것, 내가 지금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에 관해 생각하게 한다. 병동의 모든 카타토닉 환자들이 한꺼번에 깨어나는 씬은  가슴이 뛴다. 1991년 아카데미 작품상, 남우주연, 각색상 후보였다. 현재 넷플릭스에서 방영중이니 꼭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친근한 인상에 사람좋은 미소를 짓는 로빈 윌리엄스가 왠지 슬프다.  영화를 보면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이 배우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