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김의 영화세상] 네 꿈을 펼쳐라 (Moana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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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 kim

조이 김
   영화 칼럼니스트/시카고

 

나처럼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언제든지 영화를  봐야 할 이유가 넘쳐난다. 추수감사절은  특히 가족끼리 영화관에 가기 좋은 날이다. 아이들이 어릴 적부터 이른 감사절 저녁을 먹고 다같이 영화를 보러갔었다.  이제는 커서 집을 떠나있는 아이들이 휴일에 돌아오면 여전히  저녁 영화를 본다. 올 감사절에 본 디즈니 애니메이션 ” Moana”는  뜻밖의 횡재였다.  흥미롭고 탄탄한 스토리와 웅장하고 생동감 넘치는 화면, 경쾌하고 멋진  음악으로  황홀한 감사절 저녁을 보냈다.

폴리네시아 남태평양의  평화로운 섬. 추장의 외동딸 ‘모아나’는 어릴 적부터  바다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이  많다.  할머니가 들려 준 전설에 의하면, 섬들의 여신인 ‘테 피티’가 바다에 누워있는데,  반신반인(demigod) ‘마우이’가 마법의 갈고리로 여신의 심장인 빛나는 초록색 돌을 훔쳐간다. 생명의 근원인 초록 돌이 사라지자 여신은 무너지고, 대신 불타는 용암 괴물 ‘테카’가 일어나 주변의  섬들을 삼켜 버린다.

마우이는 도망치다  실종되고 초록 돌도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채 오랜 세월이 흐른다.

할머니의 이야기에 매료된 모아나는 어려서 부터 섬을 둘러싼 산호초 너머의 넓은 바다로 나가는 것을 꿈꾼다.

추장인 아버지는 부족 전원에게  경계 밖으로 나가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한다.  모아나는 총명하고 용감한 소녀로 성장하지만 섬에서만 지내야 하는 현실을 답답해 한다. 하지만 더 이상 물고기가 잡히지 않고 과실들도 열리지 않자, 모아나는 부족을 구하기 위해 모험을 감행한다.

원래 모아나의 조상은 살기좋은 곳을 찾아 마음껏 바다를 누비고 다니던 자유로운 항해자들이었다. 마우이가 여신의 심장을 훔친 이후로 괴물 테카가 바다를 지배하면서,  떠났던 배들이 돌아오지 않고 낙원이던 섬들도 점차 생명력을 잃어갔다.

모아나는 할머니의 유물인 초록 돌을 목에 걸고, 마우이를 찾아 나선다.  불행의 원인 제공자로 하여금 이 모든 것을 원상복귀 시키도록 할 작정이다. 작은 배 하나로 두려웠던  섬의 경계를 넘고 거센 폭풍과 싸우며 마우이가 있는 섬에 도착한다.

온몸이 타투로 덮인 우람한 체격의 마우이는 긴 세월을 섬에서 홀로 고립되어 살았다.  모아나가 찾아 온 이유를 말하며 끈질기게 설득하자 마지못해 그러기로 한다.

마우이가 모든 것을 돌려 놓기 위해서는 잃어버린 마법의 갈고리가 필요하다. 둘은 온갖 기괴한 생물들이 사는 깊은 바다 속에서, 마우이의 갈고리를 되찾기 위해  거대한 황금 게와 한바탕 격전을 치른다.

여신의 섬으로 가는 동안 마우이는 모아나에게  항해법과 별자리를 보고  방향을 찾는 기술을 가르쳐준다. 여신이 있는 섬에 이르자 용암 괴물 테카가 나타나 불을  뿜으며 방해를 한다. 마우이는 매로 변신하여  몇번이나 섬에 돌진하고, 날아오는 용암덩이를 피해 섬에 올라간 모아나는 테카의 가슴에서 초록 돌과 같은 회오리 문양을 보고 그가 여신임을 깨닫는다.

테카를 진정시키고 그의 가슴에 초록 돌을 얹자 시커먼 용암 껍질이 벗겨지면서 초록의 ‘테 피티’여신이 나타난다. 모든 섬들은 생명력을 되찾고  바다에는 다시 물고기가 넘쳐난다.

말로 형용할 수 없이 아름답고 환상적인 색깔의 바다가 영화를 보는 동안 손에 잡힐 듯 사실적이고 신비롭다.

꿈을 향해 나아가는  씩씩한 모아나와  자기애가 강하고 엉뚱하지만 착한 심성의 마우이 콤비가 벌이는 좌충우돌 모험은 디즈니 애니 역사상 최고의 케미스트리이다. 철저한 탐사와 연구를 통해 묘사된 물 속 생물들과 폴리네시아  원주민의 생활상이  찬란하고 흥미롭다. 또 수십척의 배로 거대한 바다를 누비는 항해 장면은 장관이다. 전 연령대를 만족시킬 아름다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