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김의 영화세상] 설원의 추격(Cold Pursuit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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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선이 굵고 직각의 느낌이 나는 배우 ‘리암 니슨’의 영화는 빼지않고

보는 편이다.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에서 주인공을 맡으며 세계적인 배우로 발돋움했지만, 그는 런던 로얄 국립극장 에서 다양한 세익스피어의 연극을 통해 연기의 내공을 쌓은 실력있는 배우이다. 주로 젊은 청춘들을 가르치고 그들의 멘토가 되는 리더 또는 강직한 정부 요원역을 맡아 중후한 연기를 펼쳤다. 2008년, 인신매매단에 납치된 딸을 구하는 전직 CIA요원으로 나온 “테이큰(Taken)”이 공전의 히트를 치는 바람에 50대 후반에 액션 배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올해 67세인 그가

아들의 원수를 갚는 고독한 아버지로 나오는 영화를 소개한다.

온 사방이 눈으로 뒤덮인 콜로라도 스키 리조트 타운 ‘키호’.

제설차 운전사인 ‘넬스 칵스맨’은 아내 ‘그레이스’, 아들 ‘카일’과 타운 외곽의 외딴 집에서 조용하고 평화롭게 산다. 넬스가 키호의

“올해의 시민상”을 받는 저녁, 비행장 화물 수송 일을 하는 카일이 갱단에게 납치된다. 갱들은 카일에게 치사량의 헤로인을 주사해서 살해한다. 넬스는 아들이 절대 중독자가 아닌 것을 확신하지만 아내는 충격과 슬픔으로 그를 떠난다. 넬스도 스스로 생을 포기하려는 순간, 카일의 동료 ‘단테’로 부터 사건의 전말을 듣는다.

단테는 마약 갱단의 말단 하수인인데 운반할 코케인을 잃어버린다.

그로인해 무고한 카일이 살해되고 자신은 겨우 도망쳤다.

 

넬스는 단테를 다그쳐서 카일을 죽인  갱멤버의 이름을 알아낸다. 그때부터 넬스는 갱들의 조직을 밑에서 부터 한명씩 처단하고 시체는 계곡의 폭포에 던진다. 갱단의 우두머리는 ‘바이킹’.

2대째 카르텔을 이어가는 젊은 사업가로 성질 더럽고 오만하다.

자신의 졸개들이 계속 사라지자, 아버지때 평화 협정을 맺고 지역을 배분했던 인디언 갱단 ‘화이트 불’의 소행으로 짐작하고, 인디언 두목의 외아들을 살해한다. 넬스 혼자서 시작한 조용한 복수는

그 지역 두 거대 마약 카르텔의 전쟁으로 번진다. 넬스는 바이킹을

잡기 위해 그의 어린 아들을 납치한다. 총명한 아이는 사태를 이해하고 협조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넬스와 아이 사이에 따뜻한 감정의 교류가 생긴다. 넬스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그가 운전하는 제설차도 태워준다. 결국 바이킹 갱단과 인디언 갱단 사이에 피비린내 나는 총격전이 펼쳐지고, 늙은 추장만 남고 모두 죽는다.  아이는 무사히 경찰에게 발견되고, 넬스는 묵묵히 제설작업을 시작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통 흰 눈이다. 이 세상같지 않은 눈 속에서 벌어지는 복수와 응징은 묘하게 쾌감을 준다. 촬영이 아찔하고 눈 위에 흩뿌려지는 붉은 색의 피가 현란하다. 니슨의 건조한 표정과 깊고 울림있는 목소리가 듬직하다. 등장 인물들의 대사가 신랄하고 재미있는데 애잔하고 감상적인 음악도 좋다. 잔인하지만 엄청 웃기고 세련된 복수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