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 김의 영화세상] 허슬러(Hustlers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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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김(영화 칼럼니스트)

2015년 뉴욕 매거진에 실린  “The Hustlers at Scores “를 토대로 만든 흥미로운 여성 영화를 소개한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뉴욕 유명 스트립 클럽의 스트리퍼들이 월스트릿의 돈 많은 주식 중개인과 회사 중역들을 상대로 벌인 크레딧카드 사기 행각을 다룬 실화인데 ‘제니퍼 로페스’가 제작과 출연을 겸하고,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의 성공으로 주목받은 중국계 ‘콘스탄스 우’가 주연을 맡아 탄탄한 연기를 선보인다.

2014년, 전직 스트리퍼였던 ‘데스티니’와 저널리스트 ‘엘리자베스’가 인터뷰를 하면서 영화는 데스티니의 회상을 따라간다. 2007년, 스트립 클럽 ‘무브스’의 신참 데스티니는 연기도 신통찮고 팁도 적어 겨우 살아간다. 중국계 이민자인 그녀는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극진히 돌본다. 데스티니는 어느날 클럽의 스타 ‘라모나’의 무대를 보고 현란한 춤과 쏟아지는 팁에 넋을 잃는다.

홀로 옥상에서 담배를 피우던 라모나는 그녀를 동경하며 다가온 데스티니를 자신의 날개에 품고 받아준다. 데스티니는 라모나의 훈련과 도움으로 춤 실력이 늘고 클럽의 에이스 댄서들과도 친해지며 처음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한다.  그리고 2008년  금융 위기가 닥친다. 그 사이 데스티니는 남자를 만나 딸을 낳는다.  무능한 남자와 헤어지고 홀로 딸과 할머니를 부양해야 하는 그녀는  다시 클럽으로 돌아가는데, 비지니스는 쇠락하고 옛동료들은 거의

떠났다. 데스티니는 라모나와 재회하고 라모나는 돈을 벌기 위한 새로운 작전을 시행한다. 과거 같이 일했던 ‘메르세데스’와 ‘아나벨’까지 합류한다. 바에서 돈많은 손님을 유혹하고 클럽 무브스에 데려가 술을 먹여 취하게 한 다음, 그의 크레딧 카드를 꺼내 최대 한도액까지 쓰고 클럽측과 돈을 배분하는 것. 이 과정 에서 라모나는 마취에 쓰이는 ‘케타민’과 흥분제 ‘엑스터시’를 술에 소량 섞는다. 대부분의 고객들은 다음날 깨어나서 전날 밤 일을 기억 못하고 스트립 클럽 명세서가 창피해서 클레임을 하지 않는다.

환상적인 팀웍으로 여자들 모두 다시 풍요로운 삶을 누린다.하지만 클럽의 다른 댄서들이 이 방법을 모방하자 라모나는 클럽과 절연하고 호텔이나 고객의 집에서 비지니스를 하기로 결정한다.

더 많은 고객을 받기 위해 라모나는 약물 중독자, 전과자까지 고용하는데 데스티니는 강하게 반발한다. 데스티니는 점점 회의를 느끼기 시작하고 결국 경찰의 함정 수사에 모두 잡힌다. 딸의 안위를 걱정한 데스티니는 자백하고 감형을 받는다. 라모나가 자신을 원망할 것으로 생각한 데스티니는, 엘리자베스를 통해 라모나가 아직도 지갑에 그녀의 사진을 넣고 다닌다는 말을 듣고 울음을 터뜨린다.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든 작품이다. 스트립 댄서들의 세계와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생생하다. 그들이 지키려는 가족,  평범한 행복, 우정과 의리는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렛슨을 받고 온 몸이 멍들 정도로 반복 연습해서 기막힌 폴댄스를 선보인 제니퍼 로페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박진감 있는 촬영과 음악, 화려한 춤, 유명 가수 ‘어셔’의 카메오 출연등 볼거리도 많다. 라모나의 데스티니에 대한 모성적인 사랑과 의리가 제법 묵직하게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