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부부이혼 예언 4번째 원인과 대책 –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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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부부 상담하다 보면 남녀가 서로 가장 많이 하는 불만이, “저는 직장과 주위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인기도 많고, 좋은 사람이란 말을 많이 들어요. 그런데, 유독 저의 배우자는 유일하게 이 세상에서 나를 인정하지 않아요.”라고 하는 말이다. 실제로 남편과 아내를 개별적으로 상담을 해 보면, 예의도 바르고, 남도 배려하고, 책임감도 있고 성실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상담 중에 “주위 사람들은 귀하를 좋은 분이라고 인정을 받지 않나요?”라고 질문을 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예, 그렇습니다”라고 하면서 좌절스런 표정을 짓는다. 또한 부부들이 모임에서 가서 친구들이나 외부 사람들이 자신의 배우자를 칭찬하면, 당장 들어오는 반응은, “이 양반하고 하루만 같이 살아 보세요. 그런 말이 나오는지….” 하는 농담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남들에게는 인정을 받는데, 왜 가장 가까운 배우자에게는 인정받기가 어려운 것인가? 그 이유는 우리가 외부에서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심리적, 사회적인 경계가 분명하기에 함부로 말을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무리하게 요구하지 않고 예의를 갖추지만, 부부 관계로 전환되면 같은 공간에 살면서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경계가 무너지게 되기에 배우자가 가깝다는 이유로 함부로 말하고 함부로 대하는 데 있다. 부부는 아무리 가까워도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는 최소한의 인간관계 예의를 지켜야 한다. 또한 부부는 상대방을 통해서 자신의 심리적, 신체적, 정서적인 욕구를 충족하려고 시도하기에 이 과정에서 부부는 서로에게 요구하고 요구가 실현되지 않으면 좌절하고 실망하고 화도 내는 것이다. 부부는 서로 원하는 것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아내가 남편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면을 다루기로 한다.

⦿ 아내의 남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원인과 대책
■ 남편은 나를 이해해 주지도 못하고, 공감도 못 해주니 답답하고, 속상하고, 짜증이 나고, 화가나!: 아내가 남편에게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남편의 공감 능력이다. 공감(共感) 이란 남의 감정, 의견, 주장에 대해서 자신도 그렇다고 느끼는 기분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능력이다. 공감과 비슷하면서 혼동되는 단어가 동정(同情)인데 동정이란 남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베푸는 행동을 말한다. 아내는 남편의 동정심에 앞서, 남편이 아내의 처지에서 아내가 느끼는 감정, 의견 등의 주장을 반영해 주고 알아주는 공감을 원한다. 그런데 이러한 공감 과정이 생략되고, 아내의 말을 듣고 아내를 동정한 나머지, 바로 문제 해결을 시도하려고 하면, 아내들은 고마워하기보다는 좌절감을 느낀다. 왜냐하면, 아내는 남편을 통해서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감정과 정서를 교환하면서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 우선적인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내가 “여보 시어머니가 전화해서 잔소리를 한 시간 하셨어”라는 말을 할 때, 남편의 반응이, “우리 어머니는 잔소리하시지만, 속마음은 따뜻하셔, 그리고 부모님은 이미 나이가 드셨는데 어떻게 바꿔? 당신이 참아.”라고 하는 반응은 공감 반응이 아니고, 문제 해결식의 대처 방법이다. 이 경우 공감 반응은, “우리 어머니가 길게 이야기하시면서 훈계를 해서 당신 속이 많이 상했겠네(아내의 감정 반영). 내가 우리 어머니 대신 사과할 께. 나도 그 마음 알아요.”라고 반응하면 아내를 공감해 주고, 아내의 마음을 풀어주는 대화가 된다.
또 다른 예는, 아내가 “당신 오늘 예고도 없이 늦어서, 밤 늦게까지 당신을 기다리기가 힘들였어”라고 말을 할 때, 남편이, “내가 늦게 오면 그냥 알아서 자지, 왜 그렇게 나를 기다려. 다음에는 그렇게 하지 마”라고 하면 문제 해결식 접근이고, 남편이 “내가 예정 시간에 귀가를 안 해서 당신이 걱정하고, 나에게 화도 났겠네(아내의 감정 반영). 내가 경황이 없어서 사전에 전화를 못 해서 미안해(내 감정). 다음에는 내가 늦을 때 꼭 전화할 께(문제 해결)”라고 반응하면, 남편은 아내의 마음에 공감을 먼저 해 주고, 자신의 미안한 감정을 표현하고, 문제 해결 방법을 제시하기에 아내의 마음이 풀어진다. 남편은 자신이 실수했거나, 아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아내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서 “미안해”라는 반응을 하고 아내의 감정을 알아주는 공감 반응을 보였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미안해”라는 표현은 남편의 감정이지, 아내의 감정을 알아주는 공감 반응은 아니다. 이 기회에 남편들이 아내의 속상한 마음을 풀어주는 비결은 1) 아내의 마음을 알아주는 공감 반응을 먼저 하기: 당신 많이 힘들었구나, 매우 속상했네, 걱정을 많이 했네! 등 2) 자신의 실수 행동을 요약하고 감정 표현하기: 내가 전화를 못 해 주어서 미안해 3) 문제 해결을 제시해 주시: 다음부터는 내가 늦으면 꼭 전화하도록 할 께. 이와 같은 순서로 아내의 감정을 다루어 주면 아내는 남편에게 대한 불만이 풀어지고 부부 관계는 회복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았으면 한다.
■ 다른 여성에게는 친절하고 나에게는 관심도 없어: 아마도 부부 모임이나 동창회 모임에 다녀오면, 아내는 남편에게 “당신은 다른 여자들에게는 그렇게 칭찬도 잘하고, 감정도 잘 표현하면서, 왜 나에게는 그렇게 못해! 다른 여자에게 친절한 행동 나에게 반만이라도 해 봐!”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에 남편은 당황해서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거나, 또는 순발력 있게 자신의 아내가 소중하다고 말하면서 무마하려고 한다. 아내가 남편에게 표현하는 가장 많은 불평 중의 하나는, 결혼 전에는 아내의 관심을 얻으려고 말을 안 해도 아내에게 꽃도 사주고, 팔짱을 끼거나 손도 많이 잡아 주었는데, 결혼하고 난 후에는 산책해도 따로 떨어져서 걷거나, 손을 잡아 주지 않는다고 하는 것들이다. 아내는 남편이 자신을 다른 여자보다 소중하게 여긴다는 말과 행동을 듣고 보고 싶어 한다. 이 경우 남편은 속으로는 아내를 사랑하면서 겉으로 쑥스러워 표현하지 못했다고 변명을 하는데, 아내로서는 남편이 다른 여성들에게는 칭찬도 잘하고 감정도 잘 표현하기에 남편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 다른 말을 믿지 않는 것이다. 아내에게 감정이 메마른 남편은 아내를 볼 때마다 연애 시절이나, 처음 만난 여성이라고 생각을 바꾸면 자연스럽게 아내를 칭찬도 하고 관심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아내가 남편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바꾸기 위해서, 남편은 하루에 아내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5번 이상 표현해보아라. 그러면 부부 관계가 개선되고 행복해지는 효과를 당장 느낄 수 있다. (다음 호에도 계속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