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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anuary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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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전문가 칼럼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효과적인 심리적 대처 방법-2

[채규만 교수의 심리학 세계] 트라우마 사건에 대한 효과적인 심리적 대처 방법-2

채규만/한국 열린 사이버대학교 상담 심리학과 석좌교수

우리는 살다 보면 각종의 기대치 않은 트라우마를 경험한다. 지난주 칼럼에서 제시했듯이, 트라우마는 우리가 순간 심리적, 신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사건을 말한다. 사소하게는 코로나 감염, 길거리에서 개에게 공격을 당한 경우, 언어폭력에 의한 인종 차별, 밤길에 괴한으로 공격을 당한 경우, 집안에 도둑이 든 경우에서, 심하게는 예기치 않은 죽음에 가까운 암 진단 선고, 심각한 자동차 사고, 길거리에서 묻지 마 폭행을 당한 경우, 가까운 사람의 죽음, 폭우에 의한 집의 침수, 토네이도 같은 천재지변 등 다양하다. 또한 트라우마는 주관적인 경험이 중요하기에, 사람에 따라서는 트라우마에 의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험은 다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도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그 경험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면서 수면장애, 주위 집중의 곤란 등을 느낄 수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공포에 대한 주관적인 역치가 높아서 어지간한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별것이 아닌 것처럼 털고 일어라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주위에서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들은 만나면 안타까움, 속상함, 염려 등을 느끼면서 생존자를 위해서 위로해 주기 위해서 순간적으로 반응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상식 수준의 반응이 트라우마를 경험한 입장에서는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전혀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트라우마 생존자에게 심리적인 상처를 줄 수도 있다. 본인은 선의로 남을 배려하려고 하지만 트라우마에 대한 심리적인 회복의 기제를 정확히 알고 이들을 도와주어야 한다.

 

▪트라우마를 경험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말과 행동

▸그러니까 내가 평소에 조심하라고 했잖아!: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사람에게 가장 좋지 않은 말이 생존자를 탓하는 말이다. 대체로 어머니들이 자녀들에게 좋지 않은 일이 당하면 속상한 나머지 자녀를 야단치는 말을 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늦게 귀가해서 성폭행이나 사고를 당한 딸에게, “엄마가 항상 일찍 귀가하고 밤길 조심하라고 했잖아! 엄마 말 안 들어서 사고를 당했잖아!” 심지어는 “너 사고를 당해도 싸다!” 이러한 말은 생존자에게 2차 피해를 주는 언어 폭력적인 대화이다. 생존자가 트라우마로 인해서 불안하고 힘들어하고 가장 취약한 순간에 보호자의 속상한 마음을 생존자를 비난하는 말투를 표현해서는 절대 안 된다.

▸괜찮아, 이제 그 사건에 관한 생각은 잊어버려, 곧 좋아질 거야!: 트라우마 생존자를 위로하는 말 중에 가장 흔한 말이 “이제 괜찮아. 모든 것 다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면 좋아질 거야”라는 식으로 사건에 대해 문제를 해결해서 신속하게 회복하도록 조언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말은 생존자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생존자의 처지에서는 지금 불안하고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 후유증을 앓고 있기에 신체적 심리적으로 괜찮지 않다. 이러한 조언은 생존자의 입장에는 “내 속 마음을 너무나 몰라준다”라고 생각되기에 겉으로는 “위로해 주어서 감사하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속으로는 “나 괜찮지 않아요. 나 힘들어요. 당신이 나 같은 트라우마를 당해, 본적이 있어!”라고 외칠 수 있다.

▸이 정도 피해는 불행 중 다행이야 안심해요: 트라우마 생존자들에게 많이 조언하는 말이 “불행 중 다행이다. 죽지 않았으니 괜찮다.”라는 등의 메시지이다. 이러한 말은 트라우마를 경험한 생존자에게 어느 정도 위로는 될 수 있지만, 생존자는 왜 하필 나에게 이러한 재앙이 닥쳤나 하면서 분노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있고, 이미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힘들고 절망적이기에 별로 도움이 안된다. 이들에게는 주위 사람들이 자신의 감정을 알아주고 이러한 감정이 정상적이라는 말을 들을 때 안심이 되고 도움이 되는 것이다. 생존자의 감정을 반영해 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나도 이런 일을 당했었는데 어쩌다 재수 없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려. 괜찮아질 거야; 생존자를 위로해 준다고 하면서, 자신의 트라우마 경험을 나누면서 자기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자신이 극복한 이야기를 하고 가는 사람이 생존자의 처지에서는 정말 얄미운 사람이다. 지금 생존자는 나인데 내 말을 들어주고 안심한 분위기에 내가 말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감정이나 경험을 나누면, “그래, 어쨌다는 거야! 내가 당신이야! 나에게 자신은 트라우마를 극복했다고 자랑하는 거야!”라는 반발감을 일으킬 수도 있다.

▸당신은 강하니까 문제가 될 것이 없을 거야 안심해: 이러한 위로의 말 역시 생존자의 감정을 반영해 주고 지지해 주기보다는 문제 해결 중심의 제안이기에 트라우마 직후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생존자는 “나는 현재 강하지 않아요. 나 힘들어요” 하면서 울고 있다.

▸너무 강한 감정을 드러내는 동정적인 말과 행동: 어떤 방문자는 트라우마 생존자가 입원한 병동에 와서 문병하면서 위로한다고, 들어오자마자 울면서, “아이고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어? 내 가슴이 미어지고 억장이 무너지네!” 하면서 생존자가 안타깝다고 동정을 베푸는 말과 행동을 하기도 한다. 생존자는 자신에게 벌어진 일로 인해서 힘들어하는데, 문병 온 사람이 더 힘들어하면 “내가 이렇게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나?”, 또는 “내가 저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있네.” 하는 생각에 오히려 더 힘들어한다. 때로는 생존자가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위로자가 와서 울고 가면 감정이 혼란스럽고 힘들어 한다. 방문자는 절대로 강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힘든 감정을 참을 수 없어 눈가에 자연히 흐르는 눈물이 나면, 스스로 닦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려고 노력해야 한다. 트라우마 생존자에게 도움이 되는 말과 행동은 다음 칼럼에서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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