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로저 스톤 감형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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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스톤이 지난 2월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져나오고 있다.[연합]

NYT “트럼프, 닉슨도 넘지 않은 선 넘었다”
공화당 롬니 “역사에 남을 부패” 강하게 비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금요일 밤’에 또다시 워싱턴 정가를 들쑤셔놓았다. 지난 10일 밤 ‘러시아 스캔들’ 관련 혐의로 복역을 사흘 앞둔 자신의 측근이자 ‘40년지기’ 로저 스톤을 사실상 사면하면서다. 재선 고지의 걸림돌 중 하나인 ‘러시아 스캔들’의 그림자를 청산하려는 듯한 이번 조치는 그러나 안팎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트럼프 대통령 스톤을 감형(commutation·유죄 판결 기록 삭제 없이 형량을 줄여 주는 것) 형식으로 사실상 사면했다. 그러나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쏟아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행한 ‘금요일 밤의 측근 구하기’ 가 대선 국면의 새 뇌관으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톤의 감형 발표 이튿날인 11일 백악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러시아 스캔들을 ‘마녀사냥’ ‘사기’로 거듭 칭했다. 그는 “스톤이 총체적인 마녀사냥과 (로버트) 뮬러 특검의 사기에 휩싸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스톤의 감형 조치에 대해 “사람들은 매우 기뻐하고 있다. 이 나라에서 그들은 정의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스톤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가 공모했다는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에 연루된 인물이다. 그는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의 위증, 다른 증인의 거짓 증언 강요 등 7개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2월 유죄 평결을 받아 40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아 오는 14일부터 복역할 예정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톤 구하기’ 시도는 꾸준히 있어 왔다. 검찰은 지난 2월 징역 7~9년을 구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형량을 낮추도록 지시했다. 이후 수사를 맡았던 검사 4명이 항의 사임하고 전·현직 검사 수천명이 바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검란’이 일었다.

특히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수감 개시 시기를 늦춰달라는 스톤의 요구가 연방 항소법원에서 기각된 직후 대통령의 감형 권한을 사용했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반발이 터져나왔다. 밋 롬니 연방상원의원은 “한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위해 거짓말을 한 혐의로 배심원단에게 유죄 평결을 받은 사람의 형량을 감형했다”면서 “역사에 남을 부패”라고 날을 세웠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으로 꼽히는 윌리엄 바 연방 법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법부 업무를 사실상 마비시켰다”고 반발했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했던 뮬러 특검은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스톤은 형이 확정된 중범죄자”라고 일갈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법과 질서’를 부르짖던 트럼프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훼손했다는 논평을 쏟아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가 친구이자 참모인 스톤을 감옥에서 빼내려고 대통령직 권한을 사용했다”면서 “이는 ‘워터게이트’의 구렁텅이에 빠져 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조차 감히 건너지 못한 선을 넘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랑하는 ‘법과 질서’는 자신의 친구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음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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