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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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감사절에 가족이 모여 잔치하며 지난 1년간의 감사했던 일들을 이야기하고 그리고는 집 밖에 크리스마스 전등장식을 하여 불을 켜고는 감사한 마음으로 성탄을 기다리는 것이 일반 미국 가정의 전통이다.

기다림은 어느 면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요 과정이다. 기다림으로 아이가 태어나고 기다림으로 아이가 자라나고 학교 입학, 회사 입사, 약혼과 결혼, 미국에 오기 위한 여권과 비자, 이민 생활, 은퇴 등 우리 삶은 줄곳 기다림으로 연속된다. 성경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두가 기다림의 이야기다. 기다림은 그러나 인기가 없다. 단추 하나 누르면 커피나 음식이 바로 나오고 질문의 대답도 바로 얻는 오늘은 더하다. 기다리지 못하여 앞으로 끼어들고 싶은 마음이 있기에 식품점에는 줄을 서지 않고 빨리 나갈 수 있는 익스프레스 캐시어가 있고 고속도로 통행료도 차를 세우지 않고 패스를 이용하여 그대로 통과하게 하지만 실상 인생은 기다림이다.

기다림이란 당장이 아니라 시간이 걸림이다. 시간을 지나며 생명과 일이 진행된다. 씨앗이 묻히고 싹이 올라와 열매를 맺는 것이나 임신하여 생명을 출산하는데는 기간이 필요하다. 매미는 땅속에서 굼뱅이로 7년을 지나고야 매미가 되어 7일간 맴맴 노래한다. 나라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은다. 역사는 10년 100년 천년의 기다림의 연속이다.

기다림은 믿음과 희망을 준다. 믿음과 희망이 없으면 기다리지 못한다. 아이들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있기에 부모는 많은 것을 희생하며 기다린다. 아브라함이 결혼하고 애기가 없을 때 하나님은 그에게 아들을 주겠다고 약속하였으나 25년을 기다렸다. 시간이 흐르며 약속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믿음을 붙잡은 것이 인정되어 아들을 받았다. 기도하며 당장 응답을 받을 때가 있지만 많은 경우는 오래동안 응답이 없다. 기도하면 응답하신다고 약속한 분이 신실하다는 것을 믿고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포기할 것인가는 기도한 사람이 정할 일이다. 믿음이 있으면 기다리게 되고 믿음과 희망은 살 맛과 기쁨을 준다. 만일 믿음이나 희망이 없다면 삶의 즐거움과 의미를 가지지 못하고 방황하며 요동한다. 성경은 전체가 약속으로 구약, 신약이라 불리며 약속의 핵심은 하나님이 사람을 사랑하여 아들 메시야를 보내시고 누구든지 저를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는다는 것이다. 유대인은 메시야를 2천년 이상 기다리고 있었지만 정작 메시야가 오자 다수는 그를 받아드리지 않고서도 지금도 메시야를 기다리고 있다. 약속하신 하나님이 신실하다는 믿음을 가지면 이루어진 약속을 받아드린다.

기다림은 힘든 고난의 연단이나 이를 통해 자신을 준비하며 품성을 개발하고 아름답게 한다. 연단을 통해서 아브라함은 믿음의 조상이 되었다. 에서는 아브라함의 큰 손자였으나 배가 고픈 때 가족 식사시간을 기다리지 못하여 죽 한그릇을 미리 먹겠다고 자기의 장자권을 동생에게 넘겨주고 그로 인해 자기만 아니라 후손 모두가 축복을 잃었으나 동생 야곱은 외삼촌 집에서 20년간 고생하고 연단을 받으며 축복의 사람이 되다. 신부는 신랑을 기다리며 자신을 깨끗하게 하고 그를 맞을 등불과 기름을 준비한다. 조개 속에 모래가 들어가면 연한 살이 찢어지는 아픔이지만 인내하며 자기 몸에서 액체를 내어 그 모래를 안고 감싸기를 5년에서 20년, 그때 아름다운 진주가 생성된다. 우리는 많은 기다림 가운데 이 대림절에 주의 오심을 기다리며 고난 가운데서도 인격과 삶을 빛나게 할 수 있기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