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들을 수 있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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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열왕기상 3장엔 솔로몬이 자신의 통치를 위해 하나님께 일천 번제를 드리는 장면이 나옵니다. 솔로몬의 갈급한 영혼을 보신 하나님께서 그의 꿈에 나타나셔서 물으십니다.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 이 때 솔로몬은 지혜로운 마음을 구합니다.

솔로몬은 원래 지혜로운 사람이었습니다. 다윗은 유언을 하는 중 “솔로몬 너는 지혜로운 사람이다”라고 두 번이나 말합니다. 다윗이 인정할 정도로 솔로몬은 지혜가 뛰어난 인물이었던 겁니다. 그런 솔로몬이 지혜를 구하고 있는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본문에는 솔로몬이 언제 일천 번제를 드렸는지 그 시점이 정확히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바로 앞 장의 내용을 근거로 계산해보면 왕위에 오르고 3년쯤 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점은 솔로몬이 왜 지혜를 구했는지, 그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합니다.

다윗은 솔로몬에게 영적 유언을 남겼습니다. 하나님의 계명을 그대로 지켜 행하라는 겁니다. 머리가 비상한 솔로몬은 모세 오경을 금방 암송했고 각 계명들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누구보다도 더 깊이 깨달았을 겁니다. 그리고 그 율법들을 자신의 통치에 적용하려고 최선을 다했을 겁니다. 자 그 결과가 어땠을까요? 만약 성공했다면 하나님을 갈급하게 찾아 지혜를 구하지 않았을 겁니다. 솔로몬은 3년의 통치 중 자신이 얼마나 무능한가를 철저히 깨달은 겁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자신을 출입할 줄도 모르는 어린 아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다스리면서 어쩔 줄을 몰라 쩔쩔매는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그리고 있는 겁니다. 솔로몬은 지금 고민이 깊은 겁니다. 그래서 갈급하게 지혜를 구하고 있는 겁니다. 다윗이 인정할 정도로 지혜로운 솔로몬은 왜 이런 고뇌에 빠지게 된 걸까요?

디테일에 악마가 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솔로몬의 고민도 여기에 있었을 겁니다. 솔로몬에게 율법서 모세 오경을 외우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 계명들을 통치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애매모호한 경우들을 만나게 되었을 겁니다. 실제로 계명들이 현실에서 만나는 모든 문제들에 일일이 명쾌한 답을 제공하진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적용한 첫 사건, 창기들의 아기 사건이 좋은 사례입니다. 태어난지 얼마 안 된 아기, 그것도 누가 아빠인지도 모르는 아기를 안고 와서 서로 자기 아기라고 주장하면 율법으로 풀기 어려운 겁니다. 이런 디테일을 통해 사탄이 솔로몬의 통치를 얼마든지 흔들어 놓을 수 있는 겁니다. 공의롭지 못한 송사의 결과들이 쌓이면 나라가 어떻게 되겠어요? 그래서 솔로몬은 지혜로운 마음을 구하고 있는 겁니다.

솔로몬이 구하는 지혜로운 마음을 원어로 찾아보니 들을 수 있는 마음입니다. 솔로몬이 뭘 구했는지 더 정확하게 드러납니다. 디테일 속에서 마귀의 세력이 장난치지 못하도록, 통치의 매순간마다 하나님께서 들려주시는 음성을 듣고 싶다는 겁니다.

솔로몬의 기도는 우리들에게 큰 도전을 줍니다. 성경 말씀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모든 문제에 일일이 다 확실한 답을 제공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솔로몬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매일 아침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솔로몬의 기도를 드려야 하는 겁니다. “주님, 디테일을 가지고 장난하는 사탄의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매순간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을 주세요.” 하고 기도해야 합니다. 그럴 때, 이 광야와 같은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음성을 구름 기둥과 불 기둥으로 삼아 올바른 방향으로 순항해갈 수 있는 겁니다.

시카고의 성도님들 모두가 ‘들을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길 축복하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