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만나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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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춘 삼월! 겨우 내내 잠을 자던 동물들이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고 개구리도 올라와 알을 낳고 활동한다고 경칩(금년3월6일)이라 하니 사람들도 이제 움을 나와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을 대할 때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지만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마음에 상처와 아픔이 있어 피하고 싶고 만나기 싫어 보지 않으려고 그가 있는 곳에는 가지 않든지 또는 심지어 이사를 하기도 한다. 삶의 비극이지만 현실이다. 그러나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연락하고 찾아가고 음식을 함께 나눈다. 복된 일이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가?

봄이 오는 또 다른 표시는 눈과 얼음이 녹아 내리는 것이다. 햇빛이 따뜻하지만 땅이 품어내는 온기가 얼음을 녹인다. 위에는 얼음 덩이인데 땅과 붙은 부분이 녹는다. 생명의 기운이 얼음을 녹이며 싹을 내고 잎과 꽃을 피게 하니 나비와 벌이 모이고 새들이 찾는다. 새싹이 있고 아름다움과 향기, 꽃이 있으니 다른 생명이 모여온다. 여기서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지 생각하게 된다.

차가운 겨울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고 땅이 얼어 붙는다. 운전하기도 길을 걷기도 불편하고 위험하기에 따뜻한 곳으로 떠나는 철새가 많이 있지만 땅은 찬 바람 눈 얼음 어떤 것이 닥쳐도 거절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준다. 날리다가 갈 곳 없어 떨어지는 눈이라도 환영하고 품어준다. 그 가슴은 마냥 넓다. 눈과 얼음은 무거워 옮기고 치우는 것이 쉽지 않다. 숨을 쉬지 못할 정도로 무겁게 눌리고 차갑게 얼어 붙어도 땅은 그를 밀어 내지 않는다. 답답하고 힘들고 지나기 어려우나  용납하고 인내한다. 다람쥐나 노루, 비둘기는 너를 피해 떠나가고 사람들은 너를 밀어낸다 해도 너는 내게 편히 있으라, 너는 나를 덮어주는 이불이구나, 나는 너를 사랑한다며 땅은 진심을 속삭인다. 긴 겨울 가슴에 품고 쏟아내는 사랑의 기운에 결국 얼음장이 녹아내리고 새로운 생명과 기쁨, 웃음을 일으킨다.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어떤 사람이든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내가 불편하고 힘들게 하는 일이 있어도 나를 이해하고 참아 주는 자, 오히려 나의 장점을 알아주고 인정하며 사랑으로 용납하는 넓은 가슴을 가진 그런 사람이다. 혼자 살지 못하고 함께 살아야 하기에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어하는 것 같이 다른 사람도 꼭 같이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 자신은 다른 사람이 만나고 싶은 그런 사람인가? 어떻게 하면 내가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봄 기운이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는 이 때에 너도 나도 서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라 한다면 세상이 얼마나 따뜻하고 기쁨이 넘치는 살 맛이 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