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무심하지 않은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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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위로 포비아’라는 말이 있습니다. 위로 포비아는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슬픔을 달래 주며 상대방의 감정을 함께 공감해주는 행위’를 뜻하는 위로와 ‘공포증’이라는 단어의 ‘포비아(Phobia)’가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즉 상대방에게 속마음을 꺼내어 위로 받기를 두려워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언뜻 이해가 잘 안되는 말입니다. 다른 이의 공감과 격려와 위로를 두려워한다? 그런데 이것이 요즈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느끼는 또 다른 두려움이라는 것입니다. 왜 이러한 신조어가 등장을 했을까요? 그것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지금의 사회가 무한한 경쟁의 사회, 나의 자리와 나의 목표를 지키거나 이루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자리를 빼앗거나 밟고 올라 서야하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내 삶이 힘들고 어려워도, 슬프고 고달파도 어느 누구한테 내 마음을 열어 힘들다는 소리를 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나에게 좋은 일이 있어 그 기쁨을 나누면 다른 사람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습니다. 반대로 나에게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 그 슬픔을 나누면 그것이 곧 나의 약점이 되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는 것이지요. 참 공감이 됩니다. 바로 이러한 시대를 표현하는 말이 ‘위로 포비아’입니다. 슬픔이 있을 때, 어려움이 있을 때, 절망이 있을 때 그 마음을 열어 슬픔과 어려움과 절망을 나눌 사람도 없고 그러한 것을 돌아봐 주지도 않는 지금의 시대. 그래서 많은 현대인들이 위로 받지 못하고 혼자서 속앓이를 하면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내 마음속 슬픔과 어려움을 누구와 나눌 수 있을까요? 이런 ‘위로 포비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마 5:4)

죄악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언제든지 슬픔과 고통이 닥쳐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재난 때문에, 뜻하지 않은 일들이 생기기도 하고, 또 기대하던 일들이 허무하게 무너져 버리기도 합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의 죽음으로 인해 매우 큰 슬픔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의 주위에서 그러한 일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늘 여러분들의 삶은 어떻습니까? 혹 여러가지 다른 이유로 지금 슬픔과 어려움 가운데 있지는 않으십니까? 누군가는 내 마음을 좀 알아주고, 이해해 주고 그래서 나에게 격려와 위로를 해 주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지만 어느 누구에게 내 마음을 열어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누가 나에게 위로를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내 인생에 내 마음을 받아주고 들어주고 위로해 줄 사람이 없어 답답한 마음이지는 않으십니까? 만일 그렇다면 오늘 예수님이 말씀을 기억하시게 되길 바랍니다. 우리 주님은 애통하는 자를 위로하시는 분이십니다. 결코 우리의 슬픔에 무심하지 않으시는 분입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상당히 달라졌지만 이 무심하면 한국 남성들, 특별히 남편들을 표현하는 대표적인 단어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무심함은 남편이 아플 때와 아내가 아플 때를 보면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먼저 남편이 아프면 아내는 먼저 끙끙대며 아프다는 남편의 모든 비위를 다 맞춥니다. 그리고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하고 남편 곁에서 아픈 증상을 물어보고 확인하고 이곳 저곳에 연락을 해서 약을 구하거나 처방을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리고 마음을 졸이며 남편 곁에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아내가 아플 때 남편들은 어떻게 할까요?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아픈 아내가 어렵사리 일어나서 차려준 아침 밥상을 받아 먹고는 출근을 합니다. 그리고 출근하면서 한 마디 하지요. “아프면 그냥 있지 말고 약 좀 먹어” 그리고 하루 종일 바쁘다는 핑계로 전화 한 통도 하지 않습니다. 아내는 하루 종일 아픈 몸으로 힘들어 합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남편이 퇴근하여 집에 돌아와 보니 아내가 몸을 웅크리고 누워있습니다. 그때 한국 남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고~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미련하게 왜 이러고 있어!” 참 무심한 한국 남편들입니다. 아프면 약 먹어야 하고 병원에 가야하는 것을 아내들이 모를까요? 아니죠. 아프면 어디가 아픈지, 뭐가 먹고 싶은지, 뭘 도와 줄 일은 없는지 따듯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살펴 주어야 하는데. 남편들은 어찌나 무심 한지….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 예수님께서는 결코 무심한 분이 아니십니다. 여러분이 아프고 슬퍼할 때 그것을 절대로 그냥 무심히 내버려 두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께서는 결코 우리의 슬픔과 고통에 무심하지 않으신 분이십니다. 우리의 손을 꼭 붙잡고 우리에게 위로와 평화를 주시는 분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절대로 우리의 슬픔을 무심히 넘기시거나 우리 홀로 슬퍼 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시는 우리 주님으로 인하여 감사하시게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