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와 소통 11: 남성성과 여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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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목사(다솜교회 담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흥미롭게 읽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남성과 여성을 생각하고, 느끼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매우 다르며,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실제로 남녀간에 소통을 함에 있어서 도움이 됨을 잘 가르쳐 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남녀의 문제에 있어서 남녀간의 관계와 역할에 대한 문화별 차이가 있다는 것도 기억하는 것이 소통에 도움이 됩니다.

호프스테드(Hofstede)는 한 사회의 지배적 가치관이 얼마나 남성지형적인지를 나타내는 정도로 남성성이라는 말을 썼는데, 그는 남성적 문화와 여성적 문화가 국가별로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를 비교조사 했습니다. 남성적 문화에서는 남자들이 자기주장이 강하고, 야심이 있고, 경쟁적이며, 물질적 성공을 위해 분투하고, 무엇이든지 크고 세차고 빠른 것을 기대하고 그런 남성을 존중한다고 합니다. 반면 여성성을 강조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문화에서는 양육과 연관된 행위가 강조되는데, 이런 문화에서는 남자들이 반드시 자기주장이 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양성평등을 강조하고, 남녀 간에 상호보완적이고 남녀양성적인 행동이 이상적인 것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는 모두 53개의 나라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남성적 특질을 선호하는 국가에게 작은 숫자를 부여하고, 여성적 특질을 더 좋아하는 나라에 높은 숫자를 부여했습니다. 남성적 특질을 좋아하는 즉 남성성이 강조되는 나라로서 가장 작은 숫자 1을 차지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높은 경제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노동의 분할면에서 대부분 남자들은 부양자의 역할을 맡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여자들은 ‘주부이며 양육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여성성이 가장 강조되는 나라로 뽑힌 스웨덴은 양성평등에 가치가 있는 것을 반영하듯 국회의원 중 41%가 여성이라고 합니다. 이는 일본의 여성국회의원이 5%에 불과한 것을 비교할 때 매우 큰 차이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미국 그리고 우리가 태어난 한국은 어떨까요? 미국은 53개 국가 중 15인데 이는 남성성을 강조하는 문화에 훨씬 가깝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41입니다. 즉 여성성이 강조되는 나라의 특질을 아주 강하게 나타내는 국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조사가 2001년에 이루어진 것을 감안한다면,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은 이 특징이 더 커졌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남성성을 강조하던 한국이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 남성과 여성의 관계와 역할이라는 면에서 엄청난 문화적 변동을 겪은 것으로 보입니다. 연세가 많아 전통적 가치관을 가지고 계시는 어른들과 젊은 세대간에 남성과 여성의 문제 즉 젠더 이슈 (Gender Issue)로 인해서 소통에 장애물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가 자주 만나는 미국인들 그리고 멕시코 사람들은 (멕시코는 6을 기록) 우리보다는 훨씬 남성성을 중시한다는 사실도 우리는 기억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Gender Issue가 민감한 이 시대에 나 자신의 생각 뿐 아니라, 내가 소통하고자 하는 사람의 문화와 가치관을 잘 배려할 수 있다면, 우리 소통의 실력이 한 단계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