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화와 소통 13: 과거 현재 미래 지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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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관 목사(다솜교회 담임)

지난 해 반기문 전유엔사무총장이 쓴 글 중에서 ‘과거지향적 사고로는 대한민국 미래 설계할 수 없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반기문씨는 자주 ‘과거를 기억하되 미래 지향적으로’ 정치를 해 달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는 미래지향성이 강한 사람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많이 읽힌 책 중에 필립 짐바르도가 쓴 ‘나는 왜 시간에 쫓기는가?’ 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람의 시간관은 6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과거 부정적 시간관, 현재 쾌락적 시간관, 미래 지향적 시간관, 과거 긍정적 시간관, 현재 숙명론적 시간관, 초월적 미래 지향적 시간관’의 6가지 시간관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여섯가지 시간관은 사람과 문화마다 다양하게 나타나는 문화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시간관은 각 사람의 사고와 판단과 행동에 깊은 영향을 미칩니다.

카카오 1boon ‘지식을 말하다’ 에서는 ‘현재지향적 남자 미래지향적 여자를 만나다’ 라는 제목으로 ‘나는 왜 시간에 쫓기는가’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는데 내용이 재미있습니다. 현재 지향적인 사람을 ‘좋으면 미친 듯 좋아하고, 슬프면 세상이 끝난 것처럼 운다’고 묘사하고 있으며, 미래지향적인 사람을 ‘신날 것 같으면 자제하고, 슬플 것 같아도 감정을 억제한다’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볼 때 남자는 현재 쾌락적인 경향이 크고, 여자는 미래지향적인 경향이 크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미래지향적인 사람은 예약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철저히 계획되고 통제되는 일들을 선호합니다. 반면 현재 지향적인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늘 여행 갑시다’를 외치는 성향을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지향적인 남자가 미래지향적 여자를 만나면 상호 이해와 소통에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나라별로 생각해 보면, 전통적으로 중국은 과거지향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유명한 속담 중에 “과거는 거울처럼 밝고 미래는 옻처럼 어둡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과거와 전통에 대한 애착이 강한 나라입니다. 프랑스와 일본도 과거지향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프랑스인들은 “진정한 애국심은 과거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합니다.

반면 멕시코, 필리핀, 중남미인들은 현재지향적 문화가 강합니다. 그들은 지금 이순간이 가장 값진 것이라고 보며, 지나간 과거에 집착하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불안해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지향적 문화를 가진 사람들은 현재를 최대한 만끽하며 살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미국 같은 나라는 미래지향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미국인들은 가장 화려한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으며, 낙천적인 믿음을 가지고 미래를 향하여 새로운 도전을 선호합니다.

과거지향적인 사람은 꼰대나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오해되기 쉽고, 현재지향적인 사람은 절제를 모르고 계획성이 부족한 사람으로 낙인 찍힐 수 있으며, 미래지향적인 사람은 지나친 낙관론자로 오해될 수 있습니다. 각 사람과 문화가 가지고 있는 과거, 현재, 미래 지향성을 이해하지 못하면 원활한 소통을 하지 못하고 오해와 불신을 낳을 수 있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 ‘그 사람이 틀렸다 또는 나와 맞지 않는다’ 라고 생각하지 말고, 이 사람은 나와는 다른 지향성을 가지고 있고, 그 안에서 가치를 찾고 있음을 인정하려 할 때 우리의 소통의 능력이 Up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