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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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무엇을 먹든지 배탈이 나지 않고 소화를 잘 시킨다는 것은 큰 복이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음식을 먹으면 배에 통증이 오고 설사를 하며 토하는 일이 오랜 세월 너무 자주 있었다. 전문의를 여러 번 만나 조사를 해도 위장이나 몸에는 아무런 이상을 찾지 못하여 내린 처방은 신경성 약을 주며 등산을 자주하라는 것이다. 그래도 도움이 되지 않다가 1974년 유학으로 미국에 왔다. 미국에 오자 배탈이 나지 않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말과 문화가 달라 적응하며 공부가 벅차고 또 가족 초청과 부양을 위해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에 신경 쓸 일이 많은데도 배탈을 모르고 40여년을 지났다. 몇 년 전 교회 집회 강사와 같이 한식당에 가서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켰더니 너무 맵고 짰지만 그래도 맛있게 먹었는데 배가 아프더니 설사와 구토가 나다. 약방에 갔더니 약의 종류가 매우 많은 것을 보면서 미국에도 배탈이 나는 사람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약이 듣지 않아 의사를 보고 약을 받았으나 도움이 되지 않은다. 한 달 동안 토사를 하면서 그렇지 않아도 체중 미달이라 할 정도인데 10파운드 이상이 빠지다가 한 달이 지나서야 회복이 되었다. 사람은 음식을 먹고 소화를 잘 시킴으로 힘이 생겨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음식이 맞지 않거나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어 음식을 먹어도 소화시키지 못하고 통증과 함께 토하거나 설사를 하면 본인만 아니라 주변을 어지럽히고 여러 사람에게 어려움을 끼친다. 오래 가면 힘이 빠지게 되어 맡은 일도 제대로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런 때 엄마나 아내가 옆에서 아무런 짜증이나 불평 없이 그대로 받아주고 치워주면 얼마나 고마운가!

또 다른 배탈의 속병과 속쓰림이 있다. 대인관계에서 많은 것을 주고 받는 중에 일어난다. 매일의 환경과 접촉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며 속으로 받아드린다. 어떤 일이 있든지 누가 무슨 말, 행동을 하든지 그대로 보고 들으며 받아드려 잘 소화시키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러지 못하여 속이 상하고 아파할 때가 있다. 즉시 내 뱉든지 아니면 쌓이고 병이 되어 견디지 못함으로 토사하듯 말과 표현, 행동으로 속의 것을 토해낸다. 원망과 불평, 분노와 원한이 쏟아진다. 추한 모습으로 관계가 깨어지고 후회하여도 이미 늦은 것을 안다. 어떻게 하면 우리의 속병을 해소할 수 있을까? 큰 그림을 보면 도움이 된다. 다윗이 아들 압살롬의 반역을 받아 도망할 때 시므이가 따라오며 피 흘린자가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며 욕하고 저주한다. 한 신하가 그를 죽여 버리겠다고 하자 다윗은 말한다. 내 몸의 자식도 나를 해하려 하는데 저가 나를 욕하는 것은 하나님이 시킨 것이니 버려두어라. 이 저주 때문에 하나님이 선으로 내게 갚아 주시리라 하다. 하나님의 틀 안에서 받아드리니 감당하게 되고 시므이가 토해내는 독설을 다윗이 그대로 받아주며 그를 용납한다. 어머니의 심정이다. 우리는 상처난 심령으로 하나님에 대하여 이웃에 대하여 많은 불평을 쏟아내곤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가 토해낸 모든 더러운 것을 닦아주고 씻어 주시며 우리의 상한 심령을 만지고 싸매어 주신다. 내가 씻어주지 않으면 나와 상관이 없다며 제자의 더러운 발을 손수 씻어 주시다. 저를 의지하고 그 앞에 마음을 토하라 그는 우리 피난처시다 (시62:8). 이것을 아는 것이 복이다. 이 고난 계절을 지나며 나를 받아주시는 주의 사랑을 기억하고 감사한다. 그리고 이런 주님의 마음을 품고 이웃이 속이 아파 쏟아내는 모든 것을 받아주고 닦아주며 아름다운 관계를 이어 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