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랑의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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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목사 (선한 이웃 교회 담임/ 미 육군 군목)

영국 여왕이 머무는 버킹엄궁전에선 매일마다 근위대 교체식이 화려하게 펼쳐집니다.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은 군악대의 멋진 연주와 근위병들의 절도있는 모습과 함께 진행되는 임무 교대식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봅니다.  간혹 있는 여왕의 마차행렬에는 여왕을 호위하기 위해 말에 올라탄 수많은 기마병들이 뒤를 따르고, 말발굽 소리와 함께 다가오는 왕의 행차를 지켜보기 위해 수많은 시민들은 거리를 가득 메운다고 합니다. 그들은 푹신한 마차위에 우아하게 앉아있는 여왕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환호하는 것입니다. 이 천년 전 예루살렘 도성안에도 이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온 도시를 환호와 흥분로 가득채웠던 왕의 행렬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예루살렘성으로 입성하는 어린 나귀의 등에 올라타신 예수님의 행렬였습니다. 다른게 있었다면, 예수님의 행렬에는 우렁찬 말발굽 소리도, 그를 호위하는 근위대나 기마병도, 화려한 마차도, 배너(Banner)를 들고 뒤따라는 병사들도 찾아볼 수없는 소박한 행진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오신 만왕의 왕, 예수를 뒤따르는 무리가운데에는 손에 손에 종려가지를 든 어린이들과, 고침받은 병자들, 은혜를 입은 여인들, 그를 목숨같이 사랑한 제자들이 있었습니다.  예수의 행렬을 에워싼 수많은 사람들은 그의 행진앞에 자신들의 겉옷을 땅에 펼쳐놓으며 그를 영접했고, 호산나를 부르며 환호하는 이들로 예루살렘은 가히 큰 흥분의 도가니가 되었던 것입니다.

누군가를 한번도 태워보지 못했던 어린 나귀의 등에 걸터앉아 수많은 이들의 손을 잡아주며 행진하는 예수님의 행렬은 거친 말발굽 소리와 함께 예루살렘에 입성했던 정복자들의 행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쁨과 평안을 안겨주는 행진이었습니다. 그의 행진은 다름아닌 십자가의 희생하기까지 걸어가신 사랑으로 인류를 품은 왕의 행진 (Triumphal March to Crucifixion)였던 것입니다. 겉옷을 길에 깔아놓았던 사람들의 사랑에 비교할 수 없는 모습으로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속옷까지 내어줌으로 벌거벗은 인생의 수치를 친히 당담하였습니다. 종려나무 가지를 들고 그를 환영하던 사람들의 사랑과 비교할 수 없이, 그는 나무 십자가에 높이 들려 두손을 뻣어 못박히는 희생으로 죄인을 그 품안에 안으셨던 것입니다. 이렇듯 그의 사랑의 행진은 십자가에 이르는 순간까지 멈추지 않았습니다. 갈릴리의 바닷가 언덕에서 굶주린 이들을 하늘의 만나로 먹이신 예수의 행렬은,  사마리아성을 지나며 상처입은 여인에게 더이상 목마르지 않는 생수를 주십니다.  여리고성을 지날 때에는 앞을 보지 못하는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시고, 베다니를 지나가며 부모를 잃고 외롭게 사는 자매, 마리아와 마르다에게 오라비 나사로를 죽음으로 부터 그를 일으켜 가족의 행복을 되찾게 해주십니다. 예루살렘에 도착한 그는 사랑의 분노와 함께 채찍을 들어 성전을 만민이 찾는 기도하는 집으로 회복하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의 여정은 십자가에 자신의 전부를 내어주기까지 멈춤이 없는 사랑의 행진였던 것입니다.

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끔찍한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예수님을 다시 한번 감히 눈을 들어 그를 바라봅니다. 가시 면류관에 찢겨진 그의 머리와, 채찍에 맞아 상처난 등과, 창에 찔린 옆구리, 그리고 못박힌 양손과 양발을 바라보며, 그곳에서 힘없이 외쳤을 주님의 말씀과 기도를 되뇌어 봅니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에게 침뱉고 못박는 사람들을 향해 “저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기도합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바로 옆에 있는 강도에게도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그를 구원으로 초청합니다. 어머니를 향한 눈물어린 사랑으로 요한에게 부탁하며 “보소서, 아들이나이다. 보라, 네 어머니라” 마지막 말을 남기셨습니다. 그는 고통속에 “내가 목마르다” 기도하며,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절망에찬 외로움을 견디셨습니다.  그리고  “내가 다 이루었다!” “내 영혼을 주께 부탁하나이다” 라고 말씀하며 그의 사랑의 행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예수님의 가상칠언(架上七言)의 행간속에서 뇌성치듯 우리에게 들려오는 분명한 음성을 듣게 됩니다:  “God Loves You!”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시는 사랑으로, 어떠한 죄인까지도 부르시며, 죽는 순간까지도 구원으로 초청하시는 주님의 사랑의 열정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세상에 속아 넘어지지 않도록 우리를 위해 못자국난 손을 내미시며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세상에서 너희가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요한복음 16:33)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