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망과 음부의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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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서상규 목사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처음이요 마지막이니 곧 살아있는 자라 내가 전에 죽었었노라 볼지어다 이제 세새토록 살아 있어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노니” (계시록 1:17-18)

사람들은 죽음 앞에서 마음이 경건해집니다. 죽음에 이른 사람의 인생이 고귀한 인생이었든지 아니면 하찮게 보였던 인생이었든지 어떤 인생을 살았었든지 관계 없이 한 영혼의 죽음 앞에서 사람들의 마음은 숙연해 집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음을 함부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은 정서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대 영어의 문헌에도 죽음이라는 동사는 ‘die’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사람의 죽음을 표현하는 문장 속에 ‘die’라는 표현을 즐겨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는 현대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로 그의 어머니가 죽었다를 “His mother died.”라고 말하지 않고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His mother passed away.”라고 표현합니다. 이것을 우회적인 표현 곧 완곡 어법(euphemism)이라 부릅니다. 이는 죽은 이를 담는 상자인 이 관을 표현하는 말 속에서도 나타납니다. 현대 미국 영어에서는 관을 ‘coffin’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Coffin’이라고 하면 웬지 무섭고 으시시하고 어두운 느낌을 줍니다. 많은 공포 영화의 소재가 되는 드라큘라나 무서운 혼령들이 관을 열고 나오는 그런 모습이 그려지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관을 ‘casket’이라고 부릅니다. 이 또한 완곡 어법의 하나로 원래 ‘casket’은 귀하고 소중한 귀금속들을 담는 상자 곧 ‘보석함’이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죽음의 이야기를 다룰 때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은 죽음은 한 사람의 삶의 마지막이요, 그 한 사람의 평생의 시간이 죽음의 순간 응축되어 우리들에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 앞에서 마음이 조심스러워지고 경건해지는 것입니다. 그것이 고인에 대한 예의인 것입니다.

성경에서 ‘열쇠’는 하나님의 주권을 의미하는 상징으로 성경 전체에서 여덟 번 정도 언급이 됩니다. 그 중 오늘의 말씀인 계시록 1장 18절의 말씀을 보면 예수님께서 ‘사망의 열쇠’를 가지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망의 열쇠를 가지셨다는 것은 그분께서 우리 인생의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사무엘은 하나님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죽이기도 하시고 살리기도 하시며 음부에 내리게도 하시고 올리기도 하시는도다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삼상 2:6-8)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두번째로 ‘음부’란 성경에서 ‘죽은 자들의 장소’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습니다. 창세기 37장 35절 말씀을 보면 “그 모든 자녀가 위로하되 그가 그 위로를 받지 아니하여 가로되 내가 슬퍼하며 음부에 내려 아들에게로 가리라” 하는 말씀이 나옵니다. 이는 야곱이 아들 요셉의 사망소식을 듣고 슬픔 가운데 한 말입니다. 여기서 ‘음부’란 바로 죽은 자들이 머물게 되는 장소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우리가 죽음에 대하여 언급할 때 조심스럽게 완곡된 표현으로 한 것 처럼 말하지 않고 매우 직접적으로 말합니다. “사망과 음부”(death and Hades) 정말 듣기만 해도 무섭고 두려움이 몰려 오는 그런 단어들 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단어들일 것입니다. 사망, 죽음, 음부, 지옥…. 왜 그렇습니까? 모든 죄인들의 마지막 운명을 묘사하는 말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의 최후의 모습이 어떻게 될 지를 보여주는 단어들이기 때문입니다. 끝이라는 것입니다. 절망이라는 것이고, 사망에 음부에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지 못한다는 의미가 이 단어들 속에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계시록 1장 17절에 “두려워하지 말라” 왜 두려워 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그 이유는 우리 주님께서 이 사망과 음부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가지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사망과 음부의 문을 다시 열 수 있는 권세와 열쇠가 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성경은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 열쇠를 가졌노라! 그래서 오히려 성경은 이 죽음에 대하여 완곡된 표현을 쓰지 않고 아주 당당하고 자신있게 그리고 매우 직접적으로 말합니다. 너희들이 두려워하는 죽음, 사망, 음부 이것들을 두려워 말아라. 내가 그 문을 열고 너희로 그곳에서 나오게 할 수 있느니라. 성경이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 주님께서 이미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셨으며 음부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를 가지셨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