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악한 것을 생각지 않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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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담임

“무례히 행치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치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하며” (고전 13:5)

옛날 어느 마을에 큰 부잣집 주인이 젊은 종을 불러 심부름을 보냈습니다. 10원을 주면서 스무 동이짜리 항아리를 사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젊은 종은 한번도 항아리를 사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디서 어떻게 항아리를 사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그때 이웃집에 사는 한 할아버지가 도와 주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젊은 종은 할아버지를 따라서 시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가는 길에 할아버지가 젊은 종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보게~ 젊은이 흥정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자네는 가만히 있게나”  젊은 종은 그게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지만 그렇게 하겠노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드디어 항아리를 파는 가게 앞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그 할아버지는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여보시오~ 주인장! 여기 열 동이짜리 항아리 좋은 걸로 하나 주시구랴.” 깜짝 놀란 젊은 종이 할아버지에게 열 동이가 아니라 스무 동이짜리 항아리를 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는 자기가 다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고 가만히 있으라며 눈치를 주었습니다. “주인장~ 이 열 동이짜리 항아리가 얼마요?” “5원입니다.” “그럼 이거 하나 주시구랴” 하고는 5원을 주고 열 동이짜리 항아리를 냉큼 사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종은 큰일났다 싶어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아버지! 우리 주인님이 스무 동이짜리를 사오라고 했는데 열 동이를 사면 어떡합니까?” 그러자 할아버지는 “아 글쎄! 좀 기다려 보게나”라고 말하면서 가던 길을 돌아 항아리 가게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주인장~ 글쎄, 내가 깜빡했지 무언가. 열동이짜리가 아니라 스무 동이 짜리를 좀 갖다 주겠나.” “예 여기 있습니다요.” “그래~ 이 스무 동이짜리는 얼마지?” “열냥입니다요.” “그래, 그럼 잘 듣게나. 내가 아까 자네에게 얼마를 주었지?” “그야 5원입죠.” “그렇지! 그리고 자 여기 다시 5원짜리 열 동이 항아리를 돌려주겠네. 그럼 아까 5원하고 여기 5원짜리 항아리를 합치면 얼마인가?” “그거야 당연히 10원입니다.”  “그렇지~ 그렇지~ 자 그럼 내 자네에게 10원을 다 주었으니 이제 이 스무 동이짜리 항아리는 가지고 가겠네”라고 말하며 항아리를 가지고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항아리를 지고 나가는 할아버지를 보며 주인은 ‘뭔가 이상한데’하면서 머리를 긁적긁적 했답니다. 이 이야기는 ‘옹기셈’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전래 동화입니다. 꾀가 많은 할아버지가 어리숙한 옹기점 주인을 속여 단돈 5원만 내고 스무 동이짜리 항아리를 사는 내용으로 이 할아버지의 계산은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 옹기셈의 이야기와 고린도전서 13장의 사랑은 어떤 관계가 있습니까? 사도바울은 그리스도인들이 사모해야 할 은사 가운데 가장 큰 은사로 사랑을 언급하면서 그 사랑의 본질을 15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고린도전서 13장 5절에서는 사랑은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한다고 설명합니다. 여기서 ‘생각지 아니한다’는 말의 의미가 계산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한국어로 ‘생각지’로 번역된 헬라어(로기제타이)의 의미가 바로 ‘계산한다’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고린도전서 13장 5절에 기록된 “사랑은 악한 것을 생각지 아니한다”라는 말은 “사랑은 계산하지 아니한다”라고 이해해야 정확한 의미가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계산하기를 좋아합니다. 절대로 손해 보고는 못 삽니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욕을 되(升)로 받았으면 말(斗)로 갚아줘야 직성이 풀리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입니다. 누군가 서운하게 한 일은 절대로 잊지 않습니다. 두고 두고 기억했다가 꼭 되갚아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실수를 보면서 우리는 그를 정죄하고 그 값을 치루게 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도바울은 사랑은 계산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계산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마 20:28)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들의 모든 죄를 그 분의 피의 값으로 이미 갚으셨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악한 것을 계산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품어야 할 사랑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