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읽는 것이 아니라 달달 외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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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은퇴목사

암덩어리처럼 생명과 자유를 위협하며 도미노 현상으로 뻗어가던 소련이 70년만에 붕괴하며 연방이 해체되자 많은 한국선교사들이 독립을 얻은 나라들과 모체인 러시아로 들어갔다. 모스코바와 남쪽 모즈독, 북쪽 센피터스버그, 동쪽 블라디보스독까지 갈 수 있는 모든 곳으로 생명과 사랑으로 뻗어가다. 복음적 교회를 설립하고 지도자 양성을 위해 신학교를 설립하고 또 사회봉사 기관과 병원을 세웠다. 이민교회로서 이 일에 동참할 길을 찾고자 나는 비전 여행팀을 만들어 모즈독 모스코바 센피터스버그를 방문하여 선교사들을 격려하고 또 핸드벨 팀이 연주여행을 하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핸드벨을 기증하였다.

러시아는 기독교 복음에 생소한 나라가 아니다. 천년의 역사를 가지고 찬란한 문화를 형성하였지만 공산주의가 그 이념과 협력하는 정교회는 남겼지만 그 외의 모든 교회는 인민의 아편이라는 죄목으로 핍박과 수난으로 제거하고 지도자는 죽음이나 숙청, 감옥을 만나다. 교회가 회복될 시기가 온 것이나 체제는 여전히 공산주의다.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것은 좌절과 허탈이라 꿈이나 의욕이 보이지 않는다. 남자들은 한 손에는 담배, 다른 손에는 술병을 들고 거리를 배회한다. 한 때 부자들의 것을 빼앗아 배급하고 나누었기에 일할 필요가 없었다. 의사의 봉급이 월 150불, 교사도 150불, 열심히 일할 의욕이 없다. 의사는 환자를 보거나 보지 않거나 받는 돈은 같다. 병원 병실에 들리니 알콜냄새가 없다. 알콜병이 오면 의사가 반을 가져가고 물을 채워두면 간호사가 반을 가져가고 물을 채우고 직원이 그렇게 하다보니 결국 물만 남는다는 설명이다. 아파트를 방문하니 로비가 텅비고 전구가 없어 깜깜하다. 화장실 변기는 뚜껑이 없다. 가지고 갈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간다. 100명의 선교사들이 자동차를 구입하였으나 그 중 70명이 차를 도난 당하였다. 25년전 일이다,

당시 한국에서 장로교 남선교회가 파송한 이흥래 장로가 모스코바에 장로교 신학교를 세우고 지도자를 양성하며 한국교회의 지원을 받아 학생들에게 생활비 장학금을 지급하고 주말에는 지방에 보내어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당을 건축하였다. 이장로는 신학교를 졸업하였으나 목사가 되지 않고 장로로서 사업을 하다가 러시아에 선교문이 열리자 헌신하여 사업의 수익금을 선교비로 사용하였다. 내가 그 학교에서 모세 5경 강의를 하다. 교실은 80명의 학생으로 찼고 고려인 여전도사가 유창하게 통역을 한다. 종교자유 문이 열린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그들이 성경을 접할 기회가 있었겠나 하는 마음으로 모세 5경을 다 읽어보았나 질문을 하였다. 통역자가 통역을 하지 않고 나를 처다보며 목사님 그렇게 질문하면 모독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성경을 읽은 것이 아니라 달달 외우고 있습니다 한다. 내가 놀라 알고 보니 그 학생 중 많은 사람은 이전 목사로서 감옥에 갇혔던 이들로 성경을 통채로 암송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산치하에서 자유롭게 성경을 가질 수가 없기에 그 말씀을 생명처럼 가슴속에 간직한 것이다. 나에게 큰 도전이었다. 성경이 손 닿는 곳에 항상 있기에 암송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그로부터 내 자신 암송카드를 만들어 암송하기 시작하고 교인들에게도 장려하고 주일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일주 한 구절씩 암송하게 하였다. 하나님 말씀은 생명과 삶의 길이요 지혜와 능력이라 그것을 받아드려 실천하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역사적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