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절대 놓치지 않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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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 목사(두란노침례교회 담임)   

빌립보에 도착한 바울은 주님께서 택한 백성들에게 저항할 수 없는 은혜를 부으셔서 구원을 이루시는 모습을 생생하게 경험합니다. 그 중 두 가지 사례가 감동적입니다.

첫사례는 귀신들려 점치던 여종을 구원하시는 장면입니다. 귀신은 여종을 조종해서 바울의 일행을 여러 날 따라다니면서 그들의 정체를 큰 소리로 알렸습니다.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은 하나님의 종으로 구원의 길을 너희에게 전하는 자다.” 그런데 궁금증이 생깁니다. “여러 날”이라는 표현 때문입니다. 바울은 악한 영을 만나면 즉시 처리해버리는 인물입니다. 1차 선교 여행 때, 구브로 섬의 총독을 만나는 자리에서 바울이 한 일이 기억납니다. 총독 곁에서 자기들을 대적하는 박수를 단번에 소경으로 만들어 버린 겁니다. 바울은 이렇게 악한 영을 보면 참질 못하는 겁니다. 그런데 빌립보에서는 여러 날을 견디고 있는 겁니다. 이유가 뭘까요? 주님께서 허락하실 때까지 기다린 겁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님께서 바울의 마음에 심한 괴로움을 주셨습니다. 분노했다는 뜻입니다. 바울은 무엇에 분노한 걸까요? 불쌍한 여종을 괴롭히고 있는 악한 영에 분노하고 있는 겁니다. 그 여종을 보면서, 바울은 환상 중 들은 음성, “건너와 우리를 도우라”는 그 애절한 목소리를 떠올렸을 겁니다. 분노한 바울은 드디어 악한 영에게 외쳤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에게서 나오라.” 악한 영은 즉시 떠나고 말았습니다. 여종의 영혼에 악한 영이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주님의 은혜가 임한 겁니다. 성경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주님의 이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고 흑암의 세력에게서 풀려난 여종은 분명히 예수님을 영접하게 되었을 겁니다.

두번째 사례는 간수의 구원입니다. 짭짤한 수입원이었던 여종에게서 귀신이 빠져나가자, 주인은 당장 바울과 실라를 고소합니다. “이 사람들은 우리 로마인들의 자랑스런 풍속을 해치는 일을 저지른 아주 극악무도한 사람들입니다.”  결국 바울과 실라는 매를 맞고 감옥에 갇히고 말았습니다. 간수는 바울과 실라를 감옥 중에서도 가장 깊은 감옥에 가두었고, 그래도 행여 도망갈까봐 발에 착고까지 채웁니다. 귀신까지도 쫓아낸 아주 위험한 자들이니, 이 정도는 해두어야 어떤 조화도 부릴 수 없을거라고 생각한 것같습니다. 간수는 여러 날 동안 여종이 외치는 바람에 온 도시가 다 알게 된 바울과 실라의 정체, “하나님의 종”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을 겁니다. 그렇게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깊은 밤 바울과 실라를 가두어둔 감옥에서 웅얼웅얼 거리는 소리(기도)가 들려오고 갑자기 노래 소리(찬양)도 들려왔습니다. 매 맞고 감옥에 갇혔으니 신음 소리가 흘러나와야 정상인데…더 불안이 깊어진 간수는 이런저런 염려 속에서 선잠이 들었던 것같습니다. 얼마쯤 지났을까?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나 감옥의 문이 다 열리고, 죄수들을 묶고 있던 것들이 다 풀려버리고 맙니다. 죄수들이 다 도망갔을 거라고 생각한 간수는 체념하고 자결하려고 합니다. 이때 바울이 큰 소리로 외칩니다. “우리가 다 여기 있다.” 정신을 차린 간수는 바울과 실라가 있는 감옥으로 뛰어들어가 엎드린채 이렇게 묻습니다.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얻으리이까?” 참 뜽금없는 질문 입니다. 이방인 간수가 구원에 무슨 관심이 있었겠어요. 주님의 은혜인 겁니다. 귀신들린 여종이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은 하나님의 종들로 구원의 길을 너희에게 전하는 자들이다.”라는 말을 여러 날 동안 선포하도록 놔두신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평소 미래를 쪽집게처럼 잘 맞추는 여종의 입에서 나온 말을 그 지역사람들은 심각하게 들었을 겁니다. 간수도 예외는 아니었을 겁니다. 주님께선 바울과 실라를 감옥으로 보내시고, 지진을 일으키시며, 또한 간수의 마음에 담긴 그 여종의 말을 통해 간수와 그 가족들을 구원하신 겁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택한 백성들을 절대로 놓치지 않으십니다. 저항할 수 없는 은혜를 부어주셔서 반드시 그들을 구원의 자리로 이끌어 주시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