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내 반대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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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한미자유연맹 부총재)

 지난 9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75차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에 다시 끌어내고 한국전 이후 계속되고 있는 휴전상태를 영구히 종식시키자는 취지로 한국전 당사자인 남.북.미.중국이 모여서 전쟁을 끝내는 종전선언을 하자는 제안을 했었다. 그런데 이런 구상이 오히려 현실성이 없고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적화통일의 대규모 도발을 야기 할수 있다는 주장들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로 부터 나오고 있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즉 이런 종전선언 구상이 핵과 인권, 사이버 범죄 등을 무시한 “현실성 없는 허상이고 베트남 적화과정에서 보여진것처럼 지금까지 어느곳에서도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체결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진 경우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종전선언은 군사협정인 정전협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순한 정치적 성명으로 간주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 ‘한반도 종전선언’ 제안을 적극 설득하고 있는것에 관하여, 최근 워싱턴 D.C 지역의 조지메이슨 대학교의 여론조사 결과 ‘시기상조’라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나왔다. 핵무력을 강화하며 비무장지대 인근에 병력을 집중 배치한 북한과의 종전선언은 한국 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유엔군사령부 해체 빌미만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종전선언을 통해 전쟁이 끝나는 게 아니라, 전쟁 위협이 사라져야 비로소 그런 선언을 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버웰 벨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전선언이라는 개념은 북한군의 공격적 전진 배치 태세가 중단돼야 적용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북한 지상군 병력의 70% 이상이 비무장지대에 근접해 있는 데다 서울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대포와 미사일 포의 전진 배치는 심각한 상시 위협에 해당하는 만큼, 종전선언은 단순한 정치적 선언으로 볼 수 없고 북한군의 태세 변화가 요구되는 조건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고 한 것은 “그 중요성을 축소함으로써 미국이 무엇인가에 서명하도록 설득하기 위해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안보에 아무런 영향이 없는 정치적 문서라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무슨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의 우려는 종전선언이 단순히 정치적, 상징적 제스처로 끝나는 대신 한국전쟁을 계기로 구축된 한국에 대한 유엔의 보호망을 훼손할 위험이 다분하다는 데 집중돼 있다. 전쟁 종식이 선언되면, 1950년 6월 26일과 28일 긴급 소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라 7월 7일 창설된 유엔군사령부의 존립 근거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이다.

랠프 코사 태평양포럼 명예회장은 “종전선언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거나 아예 쓸모가 없는 한편, 북한과 중국, 아마도 러시아를 대담하게 만들어 특히 유엔사령부 해체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요구하도록 만들 무의미한 제스처”라고 평가했다. 클링너 연구원도 “평화선언은 그저 기분만 좋게 하는 제스처로 북한의 재래식무기 위협을 실제로 줄이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위험한 것은 ‘전쟁이 끝났는데 왜 미-한 상호방위조약과 주한미군, 확장억지력을 유지하는가’와 같은 잘못된 평화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북한은 유엔총회 등을 통해 유엔군사령부가 한국전쟁 도발을 정당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불법 기관이라며 해체를 지속해서 요구해 왔다. 중국 역시 종전선언 이후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엔젤로 주립대 교수 또한 “북한은 오랫동안 유엔군사령부의 철수와 종전선언을 원했고, “평화를 합의했는데 한반도에 미군이 왜 필요하냐고 주장할 근거를 북한에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미군의 한반도 주둔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북한은 동맹을 잠재적으로 분열시키고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한 미국내 전문가와 미국민들의 다수의 반대에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 저명한 역사학자 에리히 프롬은 BC 1500년부터 1860년까지의 세계 역사에서 영구적인 평화의 보장을 전제로 하는 종전선언과 평화조약이 약 8천 건이 체결됐으나 그 효력이 지속되기는 평균 2년 정도에 불과했다고 말한바 있다. 평화협정이 평균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전쟁재발로 이어졌다는 얘기다. 1939년의 영-독 불가침조약, 1939년의 독-소 불가침조약, 1973년의 베트남평화협정에서 보듯 종전선언과 그에 이어지는 평화협정은 평화를 담보하지 못했다. 2019년 탈레반과 미국이 맺었던 평화협정 조차도 휴지조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