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산에···급제동 걸린 글로벌 신차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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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바 국제 모터쇼’ 공식 취소, 자동차업계 홍보·출시 등 초비상···현대차 전기콘셉트카 공개 연기

4세대 쏘렌토 마케팅도 차질예상, 폭스바겐·BMW 신차 일정 재검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의 신차와 미래 콘셉트카를 발표하며 힘을 싣는 세계 최대 모터쇼인 ‘제네바 국제 모터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식 취소됐다.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힘이 빠지며 6월로 개최 시기를 옮기면서 최고의 모터쇼로 꼽히는 제네바 모터쇼의 취소는 단순하게 행사 취소로 볼 수 없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올해 생산, 판매전략을 전면 수정해야 하는 신호탄이다. 코로나19가 완성차 업체의 글로벌 공급망을 무너뜨린 데 이어 수요의 시발점마저 주저앉혔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바 모터쇼 사무국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참가자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며 “제90회 제네바 모터쇼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제네바 모터쇼 사무국은 코로나19 확산에도 마지막까지 정상 개최를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사전 언론 공개 행사를 사흘 앞두고 전격적으로 행사를 취소했다.

제네바 모터쇼는 글로벌 완성차들이 세계 최초로 신차들을 발표(월드 프리미어)하며 위상을 더욱 높여가고 있는 세계 최고 모터쇼 중 하나다. 매해 1월 열리던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북미 메이커들의 전통적 신차 출시 행사처럼 진행돼 의미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국제가전박람회(CES·1월 개최)와 겹치지 않도록 6월로 개최 시기를 바꿨다.

이 때문에 올해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많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신차와 콘셉트카, 미래 비전을 최초로 발표하고 홍보에 나설 예정이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은 세계 최초로 8세대 신형 골프 GTI·GTD 모델을 공개한 뒤 하반기부터 전 세계에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홍보·출시 일정을 다시 잡아야 할 상황이다. 자사의 고성능 브랜드 폭스바겐 R의 첫 번째 하이브리드 모델 투아렉 R도 마찬가지다.

BMW도 제네바 모터쇼에 뉴 330e 투어링 등 4종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 모델을 내놓고 그룹 최대 목표인 전기화 비전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었다. 고성능 M 퍼포먼스 모델인 뉴 M340d xDrive 세단과 뉴 M340d xDrive 투어링도 세계 최초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모든 일정을 재고하게 됐다. 콤팩트 캠퍼 밴 마르코 폴로의 월드 프리미어 공개를 계획하던 메르세데스벤츠도 같은 상황이다.

각각 전기 콘셉트카 프로페시(Prophecy)와 4세대 신형 쏘렌토를 공개할 예정이던 현대·기아차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본고장인 유럽에서 프로페시를 선보여 전기차 선도 업체로 자리매김하려던 계획이 다소 어그러졌다”며 “출시가 임박한 신형 쏘렌토의 경우 글로벌 홍보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19 확산세가 계속되면 유럽 지역 자동차 판매와 생산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계 글로벌 부품사 덴소와 후지쓰의 스페인 공장은 중국산 부품 공급 부족으로 오는 16일부터 일부 부품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유지웅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산 전장 핵심부품의 조달이 끊기면 와이어링 하네스 공급 부족보다 파급이 클 수 있다”며 “현대·기아차 유럽 공장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 전체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판매에도 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계 자동차 판매가 올해 9,000만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렇게 되면 현대·기아차도 경쟁력 있는 신차가 줄줄이 나오는 ‘골든 사이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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