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주 전력요금 ‘대수술’…소득 기준 정액제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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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주 정부가 오는 2025년부터 소득 기준에 따라 전력요금을 부과하는 월정액제로 전면 개편을 위한 세부 지침 마련에 들어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로이터]

CPUC, 2025년부터 적용, 4개 소득 기준으로 적용

캘리포니아주의 전력요금제가 현재 매월 사용량에 따라 부과되는 요금제에서 오는 2025년부터 소득 기준으로 매월 정해진 금액을 납부하는 정액요금제로 전면 개편된다. 정액요금제로 전환되면 전력요금 인하 효과를 보이는 순기능과 함께 소득 정보 획득과 확인 과정에서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전력요금제 전면 개편과 관련해 가주 정부의 향후 행보에 가주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LA타임스(LAT)는 가주공공유틸리티위원회(CPUC)가 전력요금제를 오는 2025년부터 정액요금제로 전면 개편과 관련해 주요 전력공급업체와 관련 단체로부터 정액요금제 개선 제안서 제출을 요구해 지난 7일 제안서를 모두 취합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여름 가주 의회에서 발의돼 개빈 뉴섬 주지사의 서명으로 발효된 AB205 법안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소득 기준에 의한 매월 정액요금제로 전력요금제가 개편될 경우 남가주 에디슨(SEC)을 비롯해 샌디에고 개스&일렉트릭(SDG&E)와 퍼시픽 개스&일렉트릭(PG&E)에서 전력을 공급받고 있는 한인들을 포함한 남가주 주민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LAT는 전망했다.

관심은 소득 기준에 따라 정해진 전력요금의 범위다. 3개 주요 전력공급업체들이 CPUC에 제출한 월정액요금제 제안서에 따르면 4개 소득 기준으로 전력요금을 달리 부과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연소득이 2만8,000달러 미만인 저소득층 가구일 경우 SEC와 PG&E는 매월 전력요금으로 15달러를 징수하는데 비해 SDG&E는 24달러를 월정액으로 정했다.

연소득이 2만8,000달러 이상, 6만9,000달러 미만인 중저소득층 가구에게 SEC매월 20달러를, SDG&E는 매월 34달러를, PG&E는 매월 30달러를 각각 월정액으로 청구하는 것으로 제안했다.

연소득이 6만9,000달러 이상에서 18만달러 미만인 중상층 가구의 경우 SEC와 PG&E는 매월 51달러를, SDG&E는 매월 73달러를 각각 월 전기요금으로 결정했다.

연소득이 18만달러 이상인 최상층 소득 가구의 월 전기요금으로 SEC는 85달러, SDG&E는 128달러, PG&E는 92달러를 각각 징수하는 것으로 제안했다.

제안서를 중심으로 월정액으로 전력요금제가 개편되면 전력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SEC의 경우 1킬로왓트당 월 36센트에서 24센트로 33%나 전력요금이 하락하게 된다. 매월 500킬로왓트의 전력을 사용하는 중간소득 가구라면 월정액제로 바뀌면 월 173달러에서 169달러로 매달 4달러씩 절약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같은 소득층이라도 전력사용이 많으면 그만큼 인하폭도 커진다. 가령 600킬로왓트를 사용한다면 월 258달러에서 228달러로 매달 30달러씩 절약하게 돼 전력요금 인하폭이 더 커진다.

CPUC는 취합된 개선 제언서를 검토해 최종안을 도출해 내년 중반까지 승인 절차를 완료하고 오는 2025년부터 전면 시행에 들어갈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월정액제로 전력요금을 개편하는 데는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먼저 대두되는 것이 소득 정보를 제공하고 증명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소득은 민감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에 전력공급업체들이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CPUC는 가주세무국(FTB)과 연방국세청(IRS) 등 세무당국과 협조 체계를 구축해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소득 기준에 따른 월정액 요금제로 고소득자들이 같은 전력을 사용해도 더 많은 전력요금을 부담한다는 측면에서 역차별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CPUC의 행보에 따라 전력요금 개편안의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