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하나님의 창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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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트리니티 신학대학원 논문심사위원)

하나님께서는 다른 모든 피조물을 지으신 후에,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으며, 이성적이고 불멸할 영혼을 주셨다. 주인공은 맨 마지막에 등장한다. 하나님의 창조에서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온 우주 만물을 다스릴 주인공도 맨 마지막에 창조되었다. 진화론에서는 영혼의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 진화론에서 인간은 본질적인 면에서 동물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진화론에서는 도덕론이 존재하지 않는다. 진화론에서는 선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런 문제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다. 왜 살인이 나쁜 것인가? 왜 거짓말, 사기, 탈세, 이기주의, 불효가 나쁜지 대답할 수 없다. 진화론에서 이런 것들은 단지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도록 진행되었거나 아니면 사회가 그렇게 정한 것이지 도덕의 문제, 즉 반드시 해야 하고 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아니다. 진화론의 입장에서는 왜 동성애가 죄인지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죄라고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성경에 의할 때 인간이 동물과 다른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영혼 때문이다. 인간의 영혼과 동물의 영혼은 다르다. 하나님은 당신의 형상을 따라 지식과 의와 참된 거룩함을 주셨고, 우주 만물 중에서 오직 인간만을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하셨다. 동물은 하나님의 형상이 없다. 오직 인간만이 있다. 하나님 형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지식과 의와 참된 거룩함이다. 진리를 알고 옳은 것을 깨닫고 하나님 같은 거룩함을 행할 수 있는 하나님의 형상이 인간에게 있다. 또한, 하나님은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의 율법을 기록해 주셨고, 그 율법을 성취할 수 있는 능력도 주셨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간에게 하나님의 뜻을 계시하셨다. 하나님의 뜻은 우주 만물 속에 나타났다. 이것은 하나님의 존재만을 나타낸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성품을 나타냈고 심지어는 인간이 마땅해 행해야 할 도덕까지도 나타냈다. 게다가 외적 방법뿐만 아니라 내적으로 인간의 마음속에 하나님의 법을 심어놓았다. “율법 없는 이방인이 본성으로 율법의 일을 행할 때는 이 사람은 율법이 없어도 자기가 자기에게 율법이 되나니 이런 이들은 그 양심이 증거가 되어 그 생각들이 서로 혹은 고발하며 혹은 변명하여 그 마음에 새긴 율법의 행위를 나타내느니라” (롬 2:14-15).

하나님은 이렇게 하나님의 뜻을 인간의 마음속에 심어 주셨을 뿐 아니라,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능력도 주셨다. 그러니까 본질적으로 말해 하나님의 계명에 순종하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요한일서 5:3을 보라.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의 계명들을 지키는 것이라 그의 계명들은 무거운 것이 아니로다.” 그런데 왜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걸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는 “그들이 범죄할 가능성 아래, 그들 자신의 의지와 자유를 허락해 주셨는바, 그 의지란 변하기 마련이었다”라고 가르친다 (4장 2항). 하나님은 인간을 로버트로 만들지 않았다. 자유의지를 주셨다. 자유의지란 오묘한 면이 있다. 자유의지 자체는 선하지만, 그것을 나쁜 방향으로 쓰면 악이 된다. 그래서 신앙고백서 말대로 사람은 “범죄할 수 있는 가능성 아래에” 있다. 인간은 자신의 자유의지로 하나님의 형상을 훼손했다. 율법을 지킬 가능성을 파멸했다. 그래서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은 사람은 하나님의 율법을 지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