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요리칼럼] 서정아의 건강밥상 “호두밋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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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아 (요리연구가/시카고)

 

낙엽 밟는 소리가 발 끝에서 바스락거린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커질수록 가을도 깊어간다. 옷을 여미게 하는 서늘한 바스락거림이 좋아 가을산을 걷는다. 까르르 까르르 웃는 어린 조카들을 양 손에 꼭 잡고 깊어가는 가을을 밟는다. 그 웃음 소리가 하도 예뻐 녹음을 해 둘까 잠시 생각했다. 내려 오는 길 눈 앞에 펼쳐진 가을산이 너무 고와 문득 고은 시인의 열다섯 글자 시가 떠올랐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못 본 그 꽃”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이 어디 꽃 뿐일까. 조그만 언덕같은 산이라도 앞만 보고 치닫다 보면 소중한 것을 놓치기 마련이다. 삶의 오르막길을 오르는 동안 숨이 가빠 나뭇잎들이 햇빛에 반짝이고 다람쥐들이 분주하게 나무 사이를 다니며 열매를 모으고 열매로 달린 꽃들의 아름다움을 놓치지는 않았는지 잠시 돌아본다.

 

오늘은 어린 조카들이 좋아할만한 호두밋볼을 소개한다. 호두로 만든 밋볼은 그 맛이 부드럽고 고소해 조카들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어른들 남녀 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음식이다.

 

호두는 견과류 중에서도 영양성분 풍부하기로 유명해 대표적인 건뇌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뇌세포를 보호하는 콜린과 오메가3가 풍부해 치매 예방과 불면증, 건망증 치료에 도움을 준다. 호두에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노화를 막아 주고 체내 노폐물 제거와 고혈압을 떨어뜨리는 데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식 능력에 필수적인 비타민e가 들어 있어 생식기능을 향상하게 한다. 호두는 심장보약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호두나 호두가 함유된 식품의 라벨에 ‘하루 1온스의 호두 섭취는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문구를 써넣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장시간의 항공 여행에 따른 시차 극복에 효과적인 성분으로 알려진 멜라토닌은 호두를 즐겨 먹을 때 혈중 멜라토닌 함량이 3배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늘은 호두를 이용해 호두밋볼을 만들어 본다. 호두와 통밀빵가루, 퀵 오트, 으깬 두부를 잘 섞은 후 적당히 간하고 동그랗게 빚어 오븐에 굽는다. 고소하고 부드러워 스파게티면과 함께 내도 좋고 납작하게 빚어 빵에 넣어 먹거나 머슈룸 그레이비 소스와 어울려 먹어도 좋다. 통밀빵가루가 없다면 통밀빵이나 여러가지 곡류를 사용해 만든 빵을 믹서에 넣고 갈아 만들어 사용한다.

 

효율적인 삶을 위해 만들어져 있는 밋볼을 사용해 후다닥 한 끼 만들어 먹어도 좋지만 오늘은 잠시 여유를 가지고 가족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내 보자. 건강한 재료로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건강한 밥상을 만들어 보자. 조카들의 해맑은 웃음 꼬리가 귓가에 남아 오늘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사랑하며 살아야지 다짐하게 한다.

 

호두밋볼

 

재료

호두 1컵, 통밀빵가루 2컵, 퀵오트 반 컵, 두부 1모, 양파 반 개, 아미노 간장 2큰술, 물 반 컵, 마늘가루 약간, 양파가루 약간, 소금 약간

 

만드는 방법

  1. 호두는 잘게 다지고 두부는 으깬다.
  2. 양파는 잘게 다져 팬에 익힌다.
  3. 모든 재료를 잘 섞어 30분 정도 둔다.
  4. 동그랗게 밋볼을 만들어 350도 오븐에서 40분간 굽는다.
  5. 토마토 소스나 그레이비와 함께 곁들여 낸다.

 

 

문의ssyj20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