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물가고 여파 ‘좀도둑’ 날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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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물가 상승과 경제불황으로 남가주 주민들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업소들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나는 샵리프팅(shoplifting) 범죄가 한인타운을 포함한 LA에서 급증하고 있다.

이같은 사례는 한인 업소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리커 업소들에서부터 잡화소매점과 화장품, 전자제품 업소들에 이르기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좀도둑 범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통계 분석 사이트 ‘크로스타운’은 LA 경찰국(LAPD)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올해 1월 LA시에서 총 805건의 좀도둑 신고가 접수됐는데, 이는 2010년 이후 월간 좀도둑 신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어 지난 2월에는 775건의 좀도둑 사건이 보고됐다. 2월 좀도둑 신고 건수는 1월 보다 낮지만, 하루 평균 신고 건수는 27.7건으로 1월의 하루 평균 신고 건수인 26건 보다 높다.

LA시에서 팬데믹 기간동안 많은 점포들이 셧다운 하는 바람에 좀도둑 범죄는 감소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8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LA에서 좀도둑 범죄는 매년 약 6,500건씩 발생했다. 특히 2016년에는 7,100건이 넘는 좀도둑 범죄가 발생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의 경우 여전히 팬데믹이 진행돼 팬데믹 이전보다 문을 닫은 업소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총 6,414건의 좀도둑 신고가 기록됐다.

조직 절도범들에 의해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데 올해 2월에는 캘리포니아 전역 상점에서 100만 달러에 달하는 ‘애플’ 제품을 훔친 범죄단이 적발되기도 했다.

좀도둑 사건은 LA 지역 별로 발생 건수가 다르게 나타났는데, 패션 디스트릭 등이 있는 LA 다운타운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발생한 좀도둑 범죄는 다운타운 776건, 카노가팍 448건, 미드 윌셔 308건, 페어팩스 273건, 소텔 266건, 웨스트레익 224건 등의 순이었다.

올해 2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안전하다고 느낄 자격이 있고, 소규모 업체들은 절도 피해에 대한 두려움 없이 업체를 운영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타운은 일반적으로 좀도둑은 절도의 일종으로 폭력 범죄로 정의되지 않지만, 무기가 연관될 때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폭력 범죄로 발전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형법에 따르면 절도로 체포된 용의자들은 경범죄로 기소돼 6개월 이하의 징역형 또는 5,000달러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하지만 최대 형량을 받는 사례는 거의 없다.

지난해 10월에는 한인 업주가 좀도둑과 대치하다 피살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1일 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 메이플 스트릿과 올림픽 블러버드 인근 메이플센터 내 붙임머리 가발 가게에서 2인조 도둑이 물건을 훔쳐 달아났고, 한인 업주 이두영씨가 그들을 잡으러 따라가 월 스트릿과 올림픽 블러버드 인근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중 도둑 1명이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2월1일과 2일에는 절도단이 파라마운트에 위치한 신발, 옷 가게 4곳을 습격해 약 1만8,000달러 가치의 물건을 훔쳐 달아났다. 12월5일 LAPD는 15세~20세 사이의 18명의 용의자들을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