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악재 셧다운 언제까지···”몸달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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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만개한 워싱턴 DC에서 지난 22일 코로나19 방지용 방호복과 방독면ㆍ부츠ㆍ장갑을 착용한 10대 청소년이 걸어가고 있다. 메릴랜드주에서 가족과 함께 벚꽃 구경을 나온 이 17세 청소년은 외출할 때마다 이같이 방호복과 방독면으로 중무장을 한다며, 자신의 건강이 우려되어서가 아니라 노인 등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AP]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저울질
행정부 내 ‘시기상조’ 이견 파열음
가이드라인 ‘15일 기한’ 이후 주목

‘코로나 사태로 인한 미국의 사실상 셧다운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쪽에 마음을 두고 있는 모양새이다. 재선 가도에서 경제 충격파 최소화가 ‘발등의 불’로 떨어지면서다.

그러나 보건 당국자들을 중심으로 시기상조라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행정부 내부에서 파열음이 빚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6일 직접 발표한 ‘코로나19 가이드라인’의 15일 기한이 끝나는 오는 30일 이후의 정책 진로에 관심이 쏠린다.

워싱턴포스트(WP)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보건 당국자들의 권고에도 불구, 코로나19 억제 조치를 축소하고 경제를 재개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여러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사회적 거리두기’ 제한 완화는 앤소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을 비롯한 고위 보건 당국자들의 내부 경고를 무효화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밤 트윗을 통해 “우리는 문제 그 자체보다 치료가 더 나쁘게 할 수는 없다”면서 “15일이 끝날 때 어느 쪽으로 갈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P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 등 보건 전문가들은 행정부 당국자 및 공화당 의원들을 상대로 때 이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는 바이러스를 둔화시키려는 노력에 저해될 것이며 병원들을 초토화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연방상원 국토 안보위원장인 공화당 론 존슨 의원과 팻 투미 상원의원 등이 의회 내에서 경제활동 재개 요구를 견인해왔고, 스티븐 무어, 아서 래퍼 등 보수 성향 경제학자들이 지난 일주일여간 레스토랑과 상점, 그외 모임 장소에 대한 폐쇄 조치 완화를 강력히 건의하며 백악관을 상대로 ‘로비’를 벌여왔다는 것이다. 월스트릿의 대표적 인사들과 보수언론계 인사들도 가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압박도 가중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당국자들도 조속한 경제 정상화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업률 급증과 극심한 경기 위축이 재선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염려하고 있으며, 향후 조치를 놓고 안팎으로 자문을 구하기 시작했다고 W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곤두박질치는 주식시장에 집착한 채 여름까지 미국이 셧다운 돼야 한다는 생각에 짜증이 나 있으며, 오로지 코로나바이러스에 관해서만 이야기하는 상황에 대해 점차 염증이 난 상태라고 한 인사가 WP에 전했다.

CNN도 참모들의 전언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15일 기한이 지난 뒤 가이드라인을 완화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자문 역할을 하는 보건 전문가들은 광범위한 가이드라인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역학관계는 나라의 건강 및 국민의 생명과 경제적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어떻게 하면 최적의 균형을 기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격한 내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을 일터로 복귀시키길 몹시 원하고 있지만, 그의 의료 참모들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맞서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기한’ 이후 대응 수위와 관련, WP는 40세 이하 건강한 사람들이 정해진 날짜에 먼저 직장에 복귀한 뒤 40∼50세 연령대 등이 순차적으로 복귀하는 방식의 단계적 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전체적으로는 가이드라인을 풀되 뉴욕, 캘리포니아, 워싱턴 등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발생한 ‘핫스팟’ 주의 경우 연방지침과 별도로 자체 제한을 유지토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완화 기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친 트럼프계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봉쇄 정책에 관한 경로 변경을 시사한다면 이는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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