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두표/시카고문인회
곤궁(困窮)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지닌 신념을 즐겁게 추구(追求)하며, ‘밥 한 그릇에 국 한 그릇’으로 아주 소박한 음식을 먹고살지만, 도(道)를 즐기는 삶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서 즐긴다는 뜻의 ‘樂’(낙)은 어린아이(幺)가 둘(X2)이서 나무(木)위에 올라가 밝게 비취는 해(白)를 바라보며 티 없이 밝게 노는 모습을 본뜬 글자이고, ‘簞’(단)은 대광주리를, ‘瓢’(표)는 박으로 만든 바가지를 뜻하는 글자로 대광주리를 밥그릇 삼고, 바가지로 물 한 모금을 마신다는 소박한 식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맹자(孟子)는 군자(君子)가 보통사람과 다른 까닭은 이런 마음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하면서 군자는 인(仁)으로써 마음을 간직하고 예(禮)로써 마음을 간직한다. 인(仁)을 지닌 사람은 남(他人)을 사랑(愛)하고 예(禮)를 지닌 사람은 남을 공경(恭敬)한다. 남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도 항상 그를 사랑하고, 남을 공경하는 사람은 남도 항상 그를 공경합니다. 군자는 죽을 때까지 지니고 가는 걱정거리는 있어도 일시적인 근심은 없다고 했습니다. 또 공자는 논어(論語) 술이편(述而篇) 15번에서 ‘飯疏食, 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矣’(반소사 에 음수 하고 곡굉이침지 라도 낙역재기중의 니.) 즉 거친 밥을 먹고, 물마시고, 팔을 굽혀 베개를 삼아도 즐거움은 그 가운데 있다. 는 뜻입니다. 의(義)롭지 못하게 부(富)하고 귀(貴)함은 내게는 오히려 뜬구름과 같다. 고 했습니다. 한국시조 한시(漢詩) 해동낙장(海東樂章)에 안치영(安致英)은 ‘採於山, 美可茹, 釣於水 鮮可食, 坐水邊林下 塵世 可忘, 步芳逕閒庭, 情懷自逸, 아마도 悅心樂志 는.’(채어산 하니, 미가여 요, 조어수 하니 선가식을 좌수변림하 하니 진세를 가망이요, 보방경한정 하니 정회자일 이로다. 아마도 열심낙지 는 나뿐인가 하노라.) 해석하면 ‘산에서 나물캐니 맛있는 나물을 먹을 수 있고, 물가에서 낚시를 하니 신선한 생선을 먹을 수 있네. 우거진 숲속 물가에 앉으니 티끌세상 잊을 수 있고, 향긋한 정원 속 지름길을 걷노라니 마음속 회포가 저절로 한가해 지는구나. 아마도 마음이 기쁘고 뜻이 즐거운 사람은 나뿐인가 하노라.’고 읊었습니다. 세상에서 자기의 욕망을 누르고 분수를 지키는 일은 쉽지 않은데 공자는 제자 중에 안회(顔回=顔淵)가 인(仁)의 실천에 관한 가르침을 받고자 했을 때 앞서 얘기한 극기복례(克己復禮)를 언급하며, 그에 대하여 ‘그는 훌륭한 사람이다. 밥 한 그릇에 국 한 그릇, 즉 단사표음(簞食瓢飮)한 사람이다. 이런 식사를 하는데다 집은 뒷골목의 오막살이에 불과하다. 보통사람이면 어쩌다 불평도 하련만 그 사람은 불평은커녕 도(道)를 닦는 즐거움에 완전히 도취되어있다. 안빈낙도를 몸소 실천한사람이다. 어쩌면 바보가 아닌가? 생각될 때가있다. 어느 날 공자가 안회의 집을 방문해보니 언제 불을 지폈었는지 아궁이는 거미줄이 쳐져있고, 부뚜막에 가마솥은 언제 밥을 지었었는지 녹이 벌겋게 슬어있었다. 그는 너무나 가난한 생활 때문에 29세 때 이미 머리가 하얗게 세었고, 한창 일할 나이인 41세에 세상을 떠났다. 짧은 삶을 살았지만 공자의 제자 중에서도 가장 학문을 좋아하고 극기복례하며, 단사표음하면서 가난하게 살았지만 인류사회를 위해 공헌 하고 그 보수를 받아 살아가는 안빈낙도를 지향한 소박한 삶, 우리 모두가 본받을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