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풀이] 政者正也(정자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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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두표(시카고 문인회 회원)

정치(政治)는 올바른(正) 것이다. 또는 정치는 정의(正義)다. 라는 뜻인데, 여기서 정(政)과 정(正)은 둘 다 발음이 ‘정’으로 정(正)이 바르다는 글자를 근본으로 정(政)은 바른 정치를 의미합니다. 政(정)은 正(정)에 攵=攴(칠 복)을 보탠 글자로, 또 攵은 卜(채찍)과 又(오른 손)의 합자로, 즉 오른손에 채찍을 들고 가볍게 침의 뜻으로 정(政)이란 손에 채찍을(지휘봉)들고 백성들을 향해 나를 따르라며 정도(正道)로 인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말은 논어(論語) 제12편 안연(顔淵) 17번에 나오는 글로서, 당시 노(魯)나라의 정권(政權)을 농단(壟斷)하고 참월무도(僭越無道)(분수를 넘어 방자스럽고 인도(仁道)를 벗어나 무지함.)했던 삼환(三桓)의 일족인 <계강자>(季康子)가 공자(孔子)에게 정치(政治)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묻자, 공자는 거침없이 대답하기를 ‘정치는 바로 잡는 것입니다. 그대가 솔선(率先)하여 바르게 나간다면 그 누가 감히 부정(不正)할 수 있겠느냐?’ 원문은 ‘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정자 는 정야 니 자수이정 이면 숙감부정 이오?) 즉 정권(政權)을 농단(壟斷)하고 참월무도한 작금의 정치상황은 권력과 권모술책(權謀術策)만이 난무(亂舞)하는 어지러운 세상, 내가하는 것은 정당하고 남이 하는 것은 모두 위법이라는 내로남불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 계강자 가 다시 나라에 도둑이 많음을 걱정하자 공자는 대답하기를 ‘우선 당신 자신이 탐욕(貪慾)하지 않으면, 상(賞)을 준다 해도 백성들은 도둑질을 안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습니다. 위정자로 앉아있는 권력자들이 솔선(率先)해서 청렴결백(淸廉潔白)하게 정치를 하지 않고, 도둑질을 하면 백성들도 도둑질 안하고는 못사는 법입니다. 당신이 탐욕(위정자가 탐욕) 하니까 백성들이 도둑으로 변한 것이오, 당신이 노략질을 하지 않으면 그 누가 도적이 되겠소? 인간은 타고 날 때부터 양심이 있는 것이오. 하면서 신랄(辛辣) 하게 질타(叱咤)를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또 ‘무도(無道)한 사람은 아예 죽여 없애고, 백성들로 하여금 도(道)를 지키게 하면 어떻겠소?’ 하자, 정치는 살인(殺人)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선(善)을 행하면 백성들도 착하게 되는 것입니다. 군자(君子)의 덕(德)은 바람과 같고, 소인(小人)의 덕은 풀과 같아서 바람이 불면 반드시 바람에 쏠리어 따르게 마련입니다. 즉 덕치(德治)를 하라는 말입니다. 또, 정치를 하면서 자기의 이름을 날리는 것은 명성(名聲)이지 통달(通達)(막힘이 없이 환히 통함.)한 것이 아니며, 참으로 통달한 사람은 질박(質朴)(꾸민데 가 없이 수수함.), 정직(正直)하고 정의(正義)를 사랑하고 남의 말을 깊이 살피어 이해하고, 또 남의 표정이나 감정을 잘 살피어 깊이 생각하고 신중한 태도로 남을 겸손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입으로는 백성을 위한다면서도 실제로는 개인과 진영(陣營)의 편협(偏狹)한 이익만을 앞세운 정치적 리더십은 오히려 물리적 시스템의 작동을 방해합니다. 위정자들의 통치 행위는 좋으나 싫으나 백성의 삶을 책임지는 선봉(先鋒)에 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옛날 요(堯)임금 때를 태평성대(太平聖代)라고 우리들은 말하는데, 당시의 임금은 백성들과 똑같은 초가집에 살면서 방안도 꾸며놓지 않았으며, 마음을 항상 백성들에게 두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정자정야(政者正也)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