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풀이] 覆水不返盆(복수불반분)

1868

방두표(시카고 문인회 회원)

한 번 엎지르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라는 뜻으로깨어진 거울은 붙여서 쓸 수 있어도한 번 깨진 부부의 연(緣分)은 다시 기워서 쓸 수 없다는 뜻입니다이 말은 <사마천>(司馬遷)(B.C 145- 86)의 사기(史記)에 나오는 <강태공>(姜太公)이 한 말로옛날 은()나라의 마지막 왕이 주왕(紂王)이었는데그는 전형적인 폭군이었습니다당시 은나라에는 백성들로부터 존경받는 삼공(三公중 한 사람인 <서백창>(西伯昌=周 文王)이 있었는데왕이 그를 죽이려고 하자 부하들의 도움을 받아 그는 곧바로 자기 영지(領地)인 주()나라로 돌아와 정치를 훌륭히 펼쳐 세력을 크게 확장 시켜나갔습니다나라를 더욱 발전시키려면 인재(人才)가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고천하의 인재를 찾아 나섰는데, <강태공>도 이 소문을 듣고 강가에 나가 낚싯대를 드리우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이는 어느 도사가 그에게 곧은 낚싯대를 물에 드리우고 기다리고 있으면귀인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한편 서백창(文王)의 아버지가 <태공>(太公)이었는데그에게 오늘 강가에서 성인(聖人)을 만날 것이라는 예언을 해주었습니다저녁 무렵 사냥을 허탕 치고 빈손으로 돌아오던 그는 멀리 강가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이 보였다멀리서 보기에도 풍채가 범상치 않았으며아버지의 말이 떠올라 바로 달려가 그 사람과 몇 마디 얘기해 보니 과연 뛰어난 인물이 아닌가서백창은 그를 궁궐로 모셔서 스승으로 삼고아버지인 <태공>이 바라던(인물이란 뜻으로 <태공망)(太公望)이라는 호()를 지어주었습니다그런데 후세 사람들은 망()을 빼고 성()을 보태어 세 글자로 보통 이름처럼 <강태공>이라 부르는 것이며원래 본명은 <여상>(呂尙)입니다그리고 낚시꾼과는 직접 상관이 없는데 강태공이라는 이름이 낚시꾼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강태공>은 서백창[문왕(文王)]을 도와 주()나라를 부흥 시켰으며 은()나라를 공격하여 결국 왕과 애첩인 달기(妲己)는 궁궐에서 불속으로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습니다문왕이 죽고 그의 아들인 무왕(武王)이 즉위하자 세력을 더욱 넓히고 그 공으로, <강태공>도 제()나라의 제후(諸侯)로 임명되어 자기의 영지(領地)로 부임하여 백성들의 생활상을 살펴보기 위해 민정시찰을 나갔는데어떤 거리를 지나가고 있을 때 낯이 익은 노파의 초라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그래서 수레를 멈추고 자세히 살펴보니 옛날 자기를 버리고 도망친 아내가 아닌가그 여인을 앞으로 불러와 고개를 들어 보시오!’ 그 여자가 고개를 들어보니 바로 옛날 남편이 아닌가깜짝 놀란 그녀는 이제 다시 같이 살 수 없겠느냐고 애원을 했다그러자 그녀에게 물을 한 그릇 가져오게 한 다음 땅 바닥에 쏟은 후 물을 그릇에 다시 주워 담으라고 했다하지만 그녀는 담을 수가 없었다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는 법이오마찬가지로 한 번 끊어진 인연(因緣)은 다시 맺을 수가 없다오여기서 복수불반’(覆水不返盆)이라는 고사성어가 생겨났으며옛 말씀에 조강지처’(糟糠之妻)라는 말이 있는데, ‘’()는 술지게미란 뜻이고, ‘’()은 쌀겨란 뜻으로 술지게미와 쌀겨 같이 구차하고 천할 때부터 고생을 함께 해온 아내를 말하는 것으로 어려운 살림살이도 견디어온 아내가 조강지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