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과 한숨을 넘어 희망의 새해를 향하여”

150

강추위로 유명한 미국 중서부 지역 날씨가 요즘은 포근함을 보이고 있다. 보통 1월이 되면 자주
내리는 눈이 온 세상을 하얗게 덧칠하곤 했었는데, 요사이는 추적추적 비가 종종 내리고 있다. 오늘은
지난 2008년 탈북을 해서 중국에서 약 6년간 신분문제로 숨어지내다가 현재 미국에 정착해 사는
김옥향씨의 이야기를 전하려 한다. 옥향씨는 미국생활이 8년여에 가까워 가지만, 근래에는 많은
걱정과 한숨속에서 하루 하루를 지낸다. 같이 살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아들 캐빈이 공부보다는
게임에 빠져 있어서이다. 게다가 아들 학교에 가까운 곳으로 이사까지 왔는데 공부를 소홀히 해서
걱정이 많다고 한다.
옥향씨는 너무도 힘겹게 북한을 탈출했던 과정과 중국에서 숨어사는 동안 온몸에 병이 들어버렸다.
그렇게 생긴 병들이 미국에 와서도 낫지를 않아서 제대로 일도 할수 없었고 미국에서는 필수적인
운전도 할수가 없었다. 고등학교 1년생인 캐빈군이 학교 끝나고 과외 활동을 하려면 어쩔수 없이
대중교통인 버스를 이용할수 밖에 없는데, 버스마저도 제 시간에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럴때면 과외활동에 늦지 않게 가려고 버스 정류장에서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는 캐빈군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옥향씨와 캐빈군이 사는 유타주의 숄트레이크 시는 산이 많고 눈이 많이 내리기로 유명하다. 눈이
많이 오는 날에는 버스가 아예 오지 않아 학교 생활이외의 일체의 클럽활동을 할수가 없었다.
이런일들이 반복되다보니 캐빈군은 자포자기의 상태에 놓이기도 한다. 중학교까지 반에서 1. 2등을
다투며 명문대학교 진학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옥향씨의 아들 캐빈은 자꾸만 소망을 잃어가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 또한 캐빈군이 주말이나 방학에 인근 강가에서 휴식으로 낚시를 하러
가고 싶어도 자동차가 있어야 한다. 이 모든것이 옥향씨 가족에게는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가난한 형편의 옥향씨 가족은 풍요로운 땅 미국생활도 옥향씨의 병때문에 누릴수 없는 신기루 같이
보인다. 몸만 건강하다면 옥향씨도 운전을 하며 일을 하여 아들 캔빈의 뒷바라지를 해줄수 있을텐데
북한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생긴 중병때문에 그렇지 못해서 너무 마음이 찢어진다.
옥향씨는 같이 탈북한 20살이 넘은 장성한 딸이 중국에 있다. 함께 아들과 미국에 오려했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아, 안타깝게도 중국에 남겨져 청소년기를 혼자 보냈다. 탈북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중국 공안 경찰에 구속되기에 중.고등학교도 제대로 다닐수 없고 숨어서 지내야만 했다. 배가 너무
고파서 고향 북한 땅을 떠나온 중국에서는 배를 곪지는 않았지만 숨어지내는 하루하루는 또 다른
공포의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딸은 중국에 계속 남게 되었다. 옥향씨는 중국의 딸과 자주
영상통화를 한다. 방황하고 고생속에 있는 딸을 볼때마다 마음이 너무 찢어지게 아팠었는데 최근에는
딸에게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딸이 온 우주를 만드신 하나님을 찾고 성경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영상통화속에서 비친 딸은 비록 살고 있는 집이 너무 추워서 얼굴이 빨갛게 얼어있었지만 환하게 웃고
있었다.
미국에 와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된 옥향씨는 본인과 가족들이 처한 모든 어려움은 결국
전지전능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께서 해결해 주실것이라고 믿고서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영주권자이고 곧 시민권자가 될 옥향씨는 중국의 있는 딸이 미국에 와서 학교도 다니고 일하며
새로운 삶을 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옥향씨의 바람처럼 중국에서 하루빨리 딸이 오고 아들
캔빈군도 어려운 환경이지만 좌절하지 않고 바르고 굳굳하게 미국에서 우뚝서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한미자유연맹 부총재 김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