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뇌와 교육-Part V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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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위스콘신대 교수/유아교육학 박사)

셋째는 아이와 보호자 간의 밀접한 애착관계가 형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유아기에 이루는 ‘안정적인’ 애착관계의 형성은, 이후 아이의 사회적, 정서적 발달의 튼튼한 토대를 이루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즉, 아이들이 어려서 따뜻한 보호와 관심을 받고 자라야, 부모나 보호자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며, 자연스럽게 타자에 대한 신뢰성도 키우게 되는 것이다. 이는 성인으로서 타인과의 사회적 관계를 잘 유지하고, 세계시민으로서 당당히 건전한 의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끈다.

흔히들 사회적인 성공에 있어서 타인과의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여기서 그 관계는 상호 간에 ‘쌍방향적’이며 ‘존중’하는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일방적인 지시와 통제가 아니라, 배려와 친절한 마음으로 경청하고, 진정으로 대화에 임하는 자세와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또 다시 강조해야 할 것은, 우리가 중히 여기는 모든 인성과 자질들이 바로 안정적인 ‘애착(attachment)’의 형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양육에 있어서 항상 아이의 감정을 배려하고,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녀와의 상호작용 중 ‘대화의 배턴(baton)’을 다정하고 친절하게 잘 주고받아야, 계속해서 친밀하고 안정적인 유대를 이루어 나갈 수 있다. 아이가 부모를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게 되면, 부모 혼자서 달리는 매우 고된 경주가 되기 십상이다. 처음에는 아이가 따라오는 듯 보일 수 있지만, 결국에 가서는 힘에 겹고 지쳐서 포기하고 좌절하게 만드는 경주로 치닫게 될 경향이 크다. 이는 많은 자녀들이 어느 정도 성숙해서 ‘머리’가 크면, 부모와의 대화를 기피하거나 중단하는 것으로도 잘 알 수가 있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안정적인 유대관계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상처와 고통은 주지 않으면서, 서로를 경청하고 인정해 주는 ‘진정한 소통’이 필요한 것이다. 비록 상대방이 우리 자신과 다른 사고와 가치관을 가졌다 해도, 그 생각과 의견을 신실한 자세로 존중해 주어야 ‘진정한 소통’이 가능해진다.

자연은 부모에게 참으로 아름답고, 미묘하며, 아주 소중한 선물을 주었다! 놀랍게도 갓난아기는 엄마의 사랑이 듬뿍 담긴 ‘목소리’를 인지한다. 아기는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엄마를 사랑하는 것이다! 이것은 부모와 자녀가 친밀한 애착과 결합을 형성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유익한 출발점이 된다. 그래서인지 엄마가 아기에게 불러주는 자장가는 ‘뇌 속’에, ‘마음속’에 뿌리 깊게 박혀 결코 잊히지 않는다. 말하자면, 엄마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자장가는, 아이의 언어발달은 물론 정서적인 안정감에 매우 좋은 것이다.

아기들은 생후 일 년 동안 여러가지의 발달과업을 이룬다. 그 중에는 상대방과의 의사소통에 관심을 보이고, 타인을 모방하기 시작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때 부모는 자신의 말과 행위 하나하나가 아이의 발달을 촉진할 수도 있고, 지연시킬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애착에 관한 실험 연구 중에 ‘무표정 실험(still face experiment)’있다. 이 실험에서 엄마가 무표정을 지으면, 아기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았다. 결과적으로, 아기들은 엄마의 관심을 끌어내고자 갖은 시도를 하다가 지쳐서 울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비록 굳이 울지는 않더라도,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것은 단지 아기들만이 아니다. 인간들 누구나 가까운 타인들의 말과 표정, 몸짓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처절할’ 정도로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이다.

웃고 미소짓는 것은 인간의 상호작용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웃으면 가정에 행복이 싹트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웃으면, 자녀는 따라서 웃게 된다. 부부간에도 자주 웃고 서로를 위하는 말을 주고받으면, 그 관계는 오래 지속된다. 이는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사의 미소와 칭찬 한마디로, 학생은 의기양양 자신감이 생긴다. 길거리에서 낯선 사람이 혹은 가게에서 점원이, 가볍게 미소만 지어도 괜히 기분이 좋지 않은가? 정답은 하나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 우스갯소리로, ‘낙하산과 인상은 펴야 산다’고 말하듯이, 웃으면 복이 온다. 그리고 밝은 웃음은 우리 모두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