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뇌와 교육-Part X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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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교육학 박사)

미국의 교육심리학자인 벤저민 블룸(Benjamin Bloom)이 있다. 그는 수태(受胎)부터 4세경에는 인간 지능의 50%, 4세부터 8세경까지는 지능의 30%가 발달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했다. 이것은 영아기와 아동기에 지능이 급속히 성장하고 발달하기 때문에, 특히 어린아이가 자라는 가정과 교육환경들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예를 들어,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제공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어찌 보면 적절한 영양 공급의 여부가 16세가 된 청소년의 신장보다 한창 신체 발육이 활발한 한 살짜리 아기의 성장에 더욱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뇌 성장에 있어 1세에서 3세가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아기가 제대로 못 먹으면, 뇌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가 턱없이 부족하게 되고, 결국 신체 발달은 물론 정서와 인지 발달 등 전반적인 영역에 걸쳐서 발달 지체나 각종의 장애를 가져오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아동의 지적 성장의 80%에 달하는 발달이 8세 전에 이루어진다는 블룸의 보고는, 이 기간 동안 아동에게 신체적, 사회적, 정서적, 언어적, 그리고 인지적 발달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교육적 진리를 과학적인 연구와 증거를 통해서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또한 아동 중심 교육의 선구자인 마리아 몬테소리의 교육법에서도 잘 들여다볼 수 있다. 몬테소리는 ‘정상화’라는 개념을 통해서, 아이가 3세라는 어린 나이에 이미 자율적인 행동의 기본을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성인의 역할은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된 교육 환경에서 자발적으로 학습에 참여하고, 감각적 직관을 키우고, 추상적 인지적 개념들을 형성하고, 그 무엇보다도 규율 잡힌 인간으로 성숙해가도록 도와주는 데에 있다. 말하자면, 부모나 보호자는 아이가 인간 사회의 이치와 정도를 배우고, 삶의 기술을 익혀서 자립할 수 있도록 가르쳐주고, 아낌없는 응원과 지지로 잘 인도해주어야 한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일반적으로 ‘건강하다’고 하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잘 성숙하고 발달했다는 의미이다. 이는 오래전에 스위스의 교육학자인 페스탈로치가 강조한 ‘3H’와 같다. 즉, 머리(head)와 가슴(heart)과 손(hand)의 교육인 것이다. 그리고 이처럼 지덕체의 삼면이 골고루 균형이 잡힌 전인의 배양을 위해서는 유아교육부터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부모와 아이 간의 애착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고든 뉴펠드와 가보 마테는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Hold on to your kids)라는 그들의 저서를 통에서 부모와 자녀 간의 애착, 즉 유대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부모와 아이의 관계는 신성하다”고 하면서 부모는 “아이에게 더 이상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지 않을 때까지 애착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화기애애한 가정 속에서 부모의 사랑과 보호를 받으며 행복하고 즐겁게 잘 자라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아이들이 부모와 형성한 안정적인 애착이 균형 잡힌 인간 발달의 근간을 이룬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실천해 나가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도 쉽지도 않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부모와 자녀 간의 강한 결합과 애착을 위해서는 부모의 끝없는 사랑과 헌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른은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설 수 있을 때까지 계속적으로, 의식적으로 끈끈한 관계 속에서 아이들을 보살피고 지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갖는다. 아이를 기르는 부모는 무슨 일이 있어도 참을성과 이해로 아이들을 포용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인간성장과 발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진리가 있다면, 이 세상의 부모는 아이들의 손을 결코 놓아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바로 아이와의 강한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심오한 비밀이 숨어있다!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