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뇌와 교육-Part 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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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임(교육학 박사)

나는 지금까지 “뇌와 교육”이라는 주제하에 아동의 교육과 발달시에 고려해야 할 중요 사항들을 <시카고 한국일보>에 기재한 20편의 칼럼을 통해서 살펴보았다. 지금까지 정리한 사항들은 하버드대학교가 제시한 아동발달의 8가지 핵심 원리들이다. 난 이 원리들이 극도의 심한 스트레스와 정신적 외상, 즉 갖가지의 트라우마로 인하여 심한 불행을 겪고 있는 아이들은 물론 모든 일반 아동의 정신건강과 그들의 교육과 복지를 위해서도 매우 유념해야 할 점들이라고 본다. 또한 이 여덟 가지 원리들은 아동기를 넘어 전반적인 인간의 생애에 걸쳐서 이루어지는 지속적인 발달과도 밀접하게 관련되며,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에 이어서 더 나아가 성인교육, 평생교육에도 적용되는 희망적인 메시지들을 담고 있어 그 적용 범위가 매우 넓다.
미래사회의 기반은 바로 ‘양질의 유아교육’에 있다. 이에 우리는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건전한 성인으로 자라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금까지 인간의 뇌와 관련시켜서 논한 상기의 원리들은 유아를 둔 일반 가정의 교육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이들 원리들에 기반하여 부모와 교사를 포함하여 성인 모두가 아동의 교육에 최선을 다하여 더욱 힘써야 되겠다. 특히 어린 시절의 부정적 경험들로 상당히 고통받고 외롭고 지치고 소외당한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파악해서 제때에 도와주는 것이 절실하다.
사실상 뇌의 속성은 모든 교육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뇌 건강의 진정한 의미를 알면, 인간의 발달과 학습을 돕고 이끄는 데에 있어서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견과류 중에서도 호두(walnut)는 뇌에 좋은 음식으로 뇌와 유사한 모양을 갖고 있다. 언젠가 오래된 호두를 보았는데 단단한 껍질이 벌어진 사이로 그 안이 아주 새까맣게 변해 있어서 보기조차 싫었다. 건강한 뇌를 찍은 사진을 보면 속이 아주 알찬 호두 같이 보이지만, 치매 뇌는 윤기 없이 말라버린 상한 호두 같이 퍼석퍼석해 보인다. 노화도 문제지만, 우리가 뇌를 제대로 안 쓰면, 이렇게 병들고, 낡고, 못쓰게 된다. 따라서 뇌의 본질과 특성을 파악하고 뇌의 기능을 활발하게 되살리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할 필요가 있다. 얼마전 재난 주의와 예방 관련 전문가가 강조한 말이 아직도 나의 뇌리에 생생하다. “위험시에는 뇌만 보호하면 살아남습니다!”
뇌는 호기심이 풍부하다. 뇌는 유머와 재미를 즐긴다. 뇌는 지루한 것에 쉽게 싫증을 낸다. 뇌는 보다 새로운 것에 흥미와 관심을 갖는다. 뇌는 유연하며 변화무쌍하다. 뇌는 자연과 호흡한다. 뇌는 지독히도 사색적이다. 뇌는 오만 가지의 감정을 느낀다. 뇌는 보호 본능이 강하다. 뇌는 이기적이다. 뇌는 잔소리를 거부한다. 뇌는 두려움이 많다. 뇌는 죽음을 싫어한다. 뇌는 고통의 상처를 확대해석한다. 뇌는 스트레스에 민감하다. 뇌는 이성적이며 동시에 비이성적이다. 뇌는 잘 망각한다. 뇌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력이 뛰어나다. 뇌는 에너지 천국이다. 뇌는 환한 미소를 좋아한다. 뇌는 아름다움에 끌린다. 뇌는 선에 호의적이고 악에는 반항한다. 뇌는 회복탄력성을 보인다. 뇌는 만능박사다. 뇌는 갖가지 호르몬이 소용돌이치는 화학물질들의 보고다. 뇌 발달에는 저작과 손 운동이 좋다. 인간의 뇌란 본시, 외부로부터의 자극과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파악하여 잘 대처해 나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질문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래서 뇌는 상시 배운다. “뇌는 근본적으로 감성적이고, 본질적으로 생각이 넘치고 복잡하다.”
이처럼 유연성과 생존력이 강한 인간의 뇌는 너무나도 신비하고 다양한 속성을 갖는다. 뇌는 우리에게 끝없는 신세계를 펼쳐주며, 참으로 인간에게 소중한 몸의 기관이다. 따라서 행복한 인생살이를 위해서 우리의 창조적인 뇌를 잘 사용하고, 밝은 마음과 정신으로 유쾌하게 자신의 뇌를 계속 갱신해 나가자!